[대한민국 과학자]홍용철 국가핵융합연구소 플라즈마환경연구팀장

“플라즈마를 이용한 에너지와 물, 식물을 체인처럼 연결시켜 하나의 패키지로 만드는 것이 우리 연구의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홍용철 국가핵융합연구소 플라즈마환경연구팀장의 포부다. 플라즈마 패키징 체인의 시발은 저급탄 가스화 공정이다. 이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고 물 플라즈마로 정수에서 식물 재배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상품화하려는 것이다.

홍용철 국가핵융합연구소 선임연구원
홍용철 국가핵융합연구소 선임연구원

홍 팀장은 국내에서 열손가락에 꼽히는 플라즈마 전문가다. 박사학위를 받은 뒤 플라즈마만 10년째 연구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만 특허 출원 및 등록건수가 90건을 육박하고, SCI(국제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급 논문도 90여 편이나 냈다. 40대 초반의 나이지만 ‘플라즈마 달인’이라는 평가도 따라 다닌다.

“요즘 플라즈마 인기가 상승세입니다. 친환경적이기는 하지만, 예전에는 산업발전과 관련해서 고급기술로 분류될 정도로 기술활용 비용이 싸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경제성이 좋아져 반도체 공정 등에 많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홍 팀장이 연구 중인 분야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저급탄을 이용한 플라즈마 발전소를 만드는 일이다. 3000도까지 올라가는 고온 수증기 플라즈마 토치(불꽃)를 사용해 석탄 등에서 합성가스(수소와 일산화탄소)를 생산하고, 이 때 발생한 합성가스를 연소시켜 가스터빈이나 엔진을 가동시켜 전기를 생산한다는 개념이다.

이미 이 기술과 관련해선 연구소 1호 창업기업인 그린사이언스에 기술이전하고,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물속에서 플라즈마를 발생시키는 연구가 홍 팀장의 두 번째 미션이다. 이 플라즈마로 폐수에서 중금속 등을 분리해낸다.

아프리카 등지의 오염된 물을 정수하는데도 플라즈마 활용이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공적개발원조(ODA)적정기술로 제안도 준비하고 있다.

“플라즈마가 본래 이온화된 가스잖아요. 이를 이용하면, 식물 씨앗 등의 생육속도가 5배정도 촉진됩니다. 5모작이 가능해진다는 얘기죠. 이게 세 번째 풀어야할 숙제입니다.”

이외에 구리를 이용해 기판 위에 쉽게 패터닝하는 잉크젯 프린팅 기술도 관심을 갖고 있다. 플라즈마를 이용한 값싼 금속입자 제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태안 기름유출 사건으로 온나라가 떠들썩하던 당시 홍 팀장은 ‘플라즈마를 이용한 토양오염 복원장치’를 개발, 지난 2011년 특허등록했다. 이는 오염된 토양을 컨베이어벨트로 이송한 뒤 플라즈마 화염발생기를 이용해 오염물을 제거하고 관련 가스를 배출하는 방식이다.

빛을 보지 못한 것이 아쉽긴 하지만, 관련 연구의 응용 분야를 꾸준히 넓히며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