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칼럼]한국영화, 글로벌 진출 확대를 위한 제언

[콘텐츠칼럼]한국영화, 글로벌 진출 확대를 위한 제언

지난해 우리나라 영화 관객 수는 전년 대비 약 9% 증가한 2억1332만명으로 역대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1인당 연간 평균 관람 횟수도 4.25회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영화 관객 수는 1억2700만명으로 시장 점유율은 59.4%를 차지했다.

우리 영화 수출도 ‘설국열차’ 효과와 중국 대작 영화 후반작업 서비스 수주로 2012년 대비 57.2% 증가한 5900만달러로 성장했다. 특히 완성작 수출액이 3700만달러를 기록해 더 큰 의미를 새겼다.

이러한 한국영화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한국영화 투자 수익률은 지난해 15.2%를 기록했다. 영화산업이 선순환 구조를 이루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설국열차’는 한국자본과 세계적 기획·창작 인력이 만나 해외 로케이션, 스태프, 배우, 외국어 대사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통할 만한 작품으로 인정받았다. ‘이별계약’은 한국의 원작 콘텐츠를 중국 시장의 눈높이에 맞춰 현지의 배우와 스태프 등 현지 제작 시스템을 활용해 중국 현지 제작 영화로 만들어진 성공적인 해외진출 사례다.

두 영화는 우리나라 영화산업의 발전을 위해 많은 시사점을 던져줬다. 첫째, 세계 2위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 및 아시아시장과 세계 1위 시장인 미국과의 공동제작, 공동투자의 활성화로 시장을 개척하고 확대해야 한다.

특히 중국 시장은 현재 한국이 가진 양질의 영화 소재, 뛰어난 연출력과 촬영 인력, 한류 배우와 고품질 제작서비스 인프라가 결합해 공동제작하면 투자 시너지 효과와 함께 성공적인 현지 공략이 가능하다. 올해는 양국 간에 한중 공동 제작 협정 체결이 예정돼 있어 한중 양국정부와 관련업계가 참여하는 한중 투자펀드의 결성을 통한 공동제작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세계 1위 시장인 미국은 한국의 창의적인 인력(감독, 스태프, 배우)과 한국형 제작 인프라를 연계한 공동제작 지원책이 필요하다. 그리고 잠재적 성장 시장인 베트남, 인도네시아 시장 등 범아시아(Pan-Asia)시장 공략 방안도 동시에 감안해야 한다.

둘째, 한국 영화의 글로벌화를 위해 콘텐츠 관련 업계와 정부가 민관공동으로 투자규모 확대를 위한 추가 투자펀드 조성 및 지원책 확대가 필요하다. 영화 산업은 국가마다 문화나 취향뿐 아니라 산업 정책, 세금, 조세 지원제도 등이 다른 만큼 이에 맞춰 시장 진출 전략을 세워야 한다.

현재 정부주도로 한국 콘텐츠업계 제작 역량 강화와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1236억원 규모의 글로벌콘텐츠 펀드를 조성, 운용 중이지만 이는 미국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단 한 편의 제작비에도 못 미치는 금액에 불과하다. 그만큼 영화 산업에 대한 투자가 선진 시장에 비해 열악함을 보여준다. 앞으로 한국 영화산업이 해외시장 문을 본격적으로 두드리고 열기 위해 투자 규모를 크게 늘릴 수 있는 제2, 제3호 글로벌투자 펀드조성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이어져야 한다.

셋째, 한국영화와 해외시장 개봉을 목표로 제작된 글로벌 작품의 원활한 배급을 위해서는 현재의 제작지원을 넘어 P&A(배급 및 홍보비) 및 ‘갭 파이낸싱(Gap Financimg)’ 투자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 제작된 작품의 투자와 회수 등의 자금 선순환 구조 정립도 시급하다.

현재 한국 영화의 제작 기술 수준이나 시나리오 구성 등은 이미 세계적 수준에 올랐다. 앞으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으로 우리나라 영화의 글로벌 진출이 지속된다면 영화산업이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최평호 유니온투자파트너스 글로벌부문 대표 phchoi@unionip.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