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 고객 시간을 점유하라

온라인 쇼핑 업계가 모바일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시간 뺏기’ 싸움에 한창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고객을 자주 방문하게 하고 더 오래 머물게 하기 위한 다양한 실험에 나섰다.

검색으로 자세한 정보를 비교하며 구매를 결정하는 유선 온라인 쇼핑과 달리, 화면이 작고 정보 비교가 어려운 모바일 환경에서는 잦은 방문을 유도해 눈길을 잡아끄는 소수 상품을 제시하는 방식이 통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온라인 상점에서 파격적 가격과 관심사에 맞는 상품 큐레이션을 통해 쇼핑의 재미를 제공하는 ‘쇼핑 미디어’로 성격이 바뀌어 가고 있다.

인터파크는 구매자가 나타날 때까지 상품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다이나믹 프라이스’를 최근 선보였다. 매일 아침 그날의 상품이 할인가에 올라오고 일정 시간이 지날 때마다 가격이 추가 할인되는 방식이다. 특정 시각 해당 가격에 구입을 원하는 사람이 나오면 딜이 종료된다.

고객은 스스로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가격에 물건을 구입할 수 있고, 인터파크는 사용자 지속 방문과 트래픽 유입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고객은 원하는 가격대까지 가격이 내려갔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방문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다른 구매로 이어진다. 실제로 하루 2만명 가까이 고객이 다녀가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인터파크는 16일부터 다이나믹 프라이스 상품을 하루 1종에서 10종으로 늘였다. 공연 티켓과 여행, 도서상품도 추가할 예정이다.

CJ오쇼핑은 자사 소셜커머스 CJ오클락에서 새 상품이 올라오는 횟수를 늘였다. 오전 10시에 새 상품을 올리는 것에 더해, 매일 오후 3시에도 파격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매일 오후 3시, 2000명에게 50%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5월 황금 연휴를 앞둔 쇼핑객을 공략하는 한편, CJ오클락 방문 횟수와 시간을 확대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이혜숙 e커머스마케팅팀 장은 “하루 피로감이 극대화되는 오후 3시 반값 쿠폰을 배포해 소비자에게 일상의 활력 및 쇼핑 재미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고객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새 상품이 올라오는 시간을 조정해 왔다. 초창기에는 매일 자정에 딜이 열렸으나, 출퇴근하는 직장인 등의 생활 패턴에 맞춰 이를 오전 9시나 10시 사이로 조정해 고객 방문 확대를 이끌었다.

오픈마켓은 PC 환경에 맞춰 구성된 상품 소개 화면이 스마트폰에선 깨지거나 제대로 보이지 않는 등의 문제가 모바일 고객의 이탈을 부채질한다는 판단 하에 관련 UI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쾌적한 모바일 쇼핑을 가능케해 고객을 붙잡는다는 목표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