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핫이슈]과학의 날-생활속 과학기술

4월 21일은 과학의 날이다. 과학기술처가 발족한 1967년 4월 21일을 기념해 1968년부터 과학의 날을 정했고 올해는 47회째다.

과학의 날은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모든 국민생활의 과학화를 촉진하고자 제정했다.

[과학 핫이슈]과학의 날-생활속 과학기술

과학기술의 중요성은 누구나 인식하지만 대부분 우리 생활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우주기술, 원자력, 물리, 화학 등 우리 일상보다는 과학자 사이에서만 연구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과학기술은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한 사이에 생활 곳곳에 퍼져 우리 생활을 좀 더 편리하게 해준다.

단순해 보이는 가전제품에도 과학기술이 접목돼 있다. 특히 기존의 가전제품에 진화한 과학기술이 더해지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제품이 나온다.

진공청소기가 대표적이다. 최초의 진공청소기는 지금의 진공청소기와 반대로 바람을 내뿜어 구석의 먼지를 꺼내는 역할을 했다. 그러다 보니 청소할 때 실내가 먼지로 뒤덮이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역발상으로 공기를 모으는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 현재의 진공청소기다.

진공청소기는 바람 날개가 달린 모터가 돌아 청소기 내부의 공기를 밖으로 뽑아내면 마치 코로 공기를 빨아들이듯 공기가 청소기 안으로 들어가면서 먼지와 오물을 빨아들인다. 청소기 안으로 빨려든 먼지는 종이봉투가 공기만 통과시키고 먼지는 걸러낸다.

하지만 먼지봉투에 있는 공기구멍이 먼지로 막히면 청소기의 흡입력이 떨어진다. 이를 해결한 것이 먼지봉투 없는 진공청소기다. 다이슨이 개발한 진공청소기는 먼지봉투 대신 사이클론 기술로 공기에서 먼지를 뽑아낸다. 청소기 안으로 빨려든 공기와 먼지가 깔때기 모양의 실린더로 들어가면 깔때기 표면에 있는 곡선을 따라 돌면서 점점 속도가 붙는다. 이때 빠른 속도 때문에 작은 먼지 알갱이가 상대적으로 큰 중력을 받게 되고 실린더 끝에 있는 먼지통 바닥에 모인다. 먼지봉투가 없어 막히거나 흡입력을 잃지 않는다.

다이슨의 2중 래디얼 사이클론 기술은 2중으로 장착된 32개의 사이클론들이 강력한 원심력을 일으켜 지구 중력의 36만배에 달하는 강력한 중력을 만들어 낸다. 이를 통해 0.5㎛의 초미세먼지와 황사, 알레르기 유발물질까지 걸러낸다.

다이슨의 ‘날개 없는 선풍기’ 역시 과학기술을 접목해 선풍기를 발전시킨 형태다. 아이들이 선풍기 날개에 다칠 염려가 없고 먼지가 쌓일 우려도 없다. 날개 없는 선풍기에는 비행기 날개 원리가 적용됐다. 빠른 속도의 공기흐름을 만들기 위해 주변 공기를 끌어모아 고리 모양의 구멍으로 통과시키면 가속도가 생겨 15~18배 증폭된 바람이 일정한 세기로 발생한다. 일반 선풍기에 비해 15배가량 많은 양의 바람을 한꺼번에 배출해 더욱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숙면을 도와주는 베개와 매트리스에는 우주 기술이 적용됐다. 메모리폼 베개는 오래 사용하면 숨이 죽어 납작해진다. 반면에 딱딱한 소재의 베개는 높이 조절이 안 돼 자고 일어나면 목에 통증이 오는 사례가 있다. 이 두 가지 약점을 모두 보완한 것이 템퍼 베개다. 점탄성 소재를 사용해 누웠을 때 사용자 체온과 무게에 맞춰 자연스럽게 숨이 죽은 형태를 유지하다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는 원형을 회복한다. 사용자 무게로 인한 압력이 어느 한곳에 집중되지 않고 분산돼 목 통증을 방지하고 숙면을 유도한다.

템퍼 탄생 배경은 점탄성 소재와 관련이 깊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1970년대 우주선 이착륙 시 엄청난 가속도와 압력으로부터 우주비행사의 척추와 등을 보호하고자 점탄성 압력흡수 소재인 템퍼를 개발했다. 신소재인 템퍼는 초기에는 대량생산이 어렵고 단가가 비싸 의료용 목적으로만 제한적으로 사용되는 귀한 재료였다. 템퍼 활용이 늘면서 이제는 매트리스에도 사용된다.

위험하다고만 알고 있는 방사선도 화장품과 식품, 스포츠용품 등에 사용된다. 방사선 응용기술을 활용한 화장품 브랜드 ‘애터미’는 이미 익숙한 제품이 됐고, 각종 건강보조식품이나 씨앗 등에도 방사선 조사 기술이 쓰인다. 골프공에도 방사선 조사 기술을 적용하면 비거리가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