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온고지신]"독일 과학기업도시 드레스덴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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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8일, 독일을 국빈 방문했던 박근혜 대통령은 독일 드레스덴 공대에서 명예박사 학위 수여식을 마치고, 오후 인근에 위치한 첨단세라믹소재연구소인 프라운호퍼에서 ‘한ㆍ독 산ㆍ학ㆍ연 협력 전략 간담회’를 주관했다.

[사이언스 온고지신]"독일 과학기업도시 드레스덴 가보니..."

필자도 벤처협회 대표로 함께 참가해 드레스덴의 성공적인 육성 전략을 청취할 좋은 기회를 갖게 됐다.

대덕과 드레스덴은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산ㆍ학ㆍ연 역량이 결집돼 있는 매우 비슷한 환경을 가진 도시다. 대덕이 40년간 연구개발 중심의 과학도시이었다면 드레스덴은 통독이후 24년간 산ㆍ학ㆍ연 협력을 통한 기업 중심의 과학기업 도시라는 점이 다르다.

지난해 40년을 맞이한 대덕연구단지는 향후 100년 대계를 내다보면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하는 시점을 맞았다.

필자는 이번 간담회에서 한국 과학기술 집적화 단지의 미래 발전 모델이 드레스덴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 이유는 인구 51만명을 가진 옛 동독 지역인 드레스덴시는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프라운호퍼연구소, 드레스덴 공대와 같은 우수한 국가연구소와 대학이 공조해 기업을 육성하고 지역발전에 크게 기여해 2000년 이후 연평균 14%의 성장을 이룩했다.

간담회가 개최된 프라운호퍼는 독일의 4대 국가연구소(프라운호퍼, 막스플랑크, 헬름홀츠, 라이프니츠)로써 1949년 설립된 응용산업 연구 분야 67개 연구소 중에 하나다.

이날 일정에는 노이게바우어 프라운호퍼 총재로부터 독일 중ㆍ소기업들을 세계적인 히든챔피온으로 육성했던 전략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눈길을 특히 끌었던 대목은 드레스덴 공대 교수가 프라운호퍼연구소장으로 겸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만큼 의사결정과 체계가 일원화, 효율화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학과 연구소 간 협력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점과 연구소가 기술개발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을 찾아 나서서 기업수탁연구비, 기술료 등 기업으로 부터 수익을 충당하고 있다는 점, 정부는 기업의 수익금에 따라 정부출연금을 일 대 일로 지원해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 기업에 필요한 수요자 중심의 기술사업화연구(R&BD)를 진행한다는 점이 뜻 깊게 다가왔다.

드레스덴 시는 드레스덴공대를 초일류 대학으로 육성하고 프라운호퍼연구소와 함께 강소기업의 근간을 만드는 혁신 클러스터 정책과 국제화 전략으로 과학기업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상징도시 대덕을 예로 보자. 가장 앞서있고, 집적화가 잘 돼 있는 대덕의 상황을 보면 우리나라 전체가 보이기 때문이다.

대덕은 정부출연기관과 대학교, 지자체, 산업체가 따로 국밥처럼 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30여개 출연연구소에서 매년 쏟아져 나오는 공급자 중심의 특허출원들이 수요자인 기업들이 외면하고 있는 것이 무엇 때문인지 한번 곱씹어봐야 한다.

독일식 창조경제의 요체라 할 수 있는 산ㆍ학ㆍ연ㆍ관의 협력 시스템은 대한민국 창조경제의 기반이 되어줄 창조경제혁신센터 역할과 통일 후 낙후된 북한의 발전 전략 수립에도 시사점이 크다고 본다.

유럽의 실리콘밸리 드레스덴 시의 성공사례를 제대로 벤치마킹해 전국에서 첫 개소한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산, 학, 연, 관의 담장을 허물고 함께 어울려 과학기업도시로 열어가는 선도적 역할을 기대한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창조경제의 성공모델을 어디가 됐든, 먼저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승완 대덕이노폴리스벤처협회장, biover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