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미숙한 언론 보도, 연일 도마 위에

국민을 슬픔에 빠지게 한 세월호 참사를 놓고 언론의 미숙한 보도가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세월호 참사 발생 초기에는 애도 분위기에 맞지 않는 기사와 제목이 다수 등장해 국민들로부터 분통을 샀다. 아직 사망 확인이 이뤄지지 않은 실종자를 놓고 사망 보상금을 계산하거나 타이티닉 등 해상 재난 영화를 보도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무분별한 구조자 대상 인터뷰도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후에는 다수 언론 매체간의 보도경쟁으로 확인되지 않는 내용까지 보도돼 실종자 가족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언론 오보는 사고 발생 시 ‘전원 구조됐다’는 보도부터 시작됐다. 한 케이블 방송매체는 민간잠수부를 사칭한 사람을 인터뷰 해 파장이 커졌다. 민간잠수부를 사칭한 이 사람은 해경이 민간잠수부에게 ‘그냥 시간이나 때우고 가라’라는 거짓말을 해 논란이 일었다. 지난 18일 일부 언론의 ‘구조대 세월호 내부 식당 진입’ 보도가 오보로 판명되기도 했다.

실종자 가족 대표는 지난 19일 정부에 대한 호소문을 발표하면서 현실과 다른 언론 보도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했다. 호소문에는 현장에서의 구조 상황은 언론에 보도된 것과 전혀 다른 상황이라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구조에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한국기자협회는 미숙한 언론보도가 잇따르자 10개항의 재난보도 준칙을 기자들에게 문자로 전달하기도 했다. 재난 보도 준칙에 따르면 보도는 정확하고 공식 발표에 의거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현장취재와 인터뷰는 신중해야 하고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입장을 배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떠도는 무분별한 루머들도 심각한 수준이다. 검증되지 않은 루머들이 많은 이용자에 의해 공유되면서 국가적 오해와 불신을 남겼다. SNS에는 이번 세월호 참사가 북한 소행이라는 주장 등 허무맹랑한 루머들이 제기됐다. 재난 보도를 접한 한 국민은 “언론 보도간에 내용이 다르고, 정부 발표와 실종자 가족의 주장이 달라 뭐가 진실인지 모르겠다”며 “세월호 참사로 언론도 믿기 힘들어졌다”고 토로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