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돈 번다는 데 내 주머니는`...기업과 가계 소득격차 확대

가계와 기업의 소득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기업들은 돈을 버는 데 일반인이 체감하는 소득은 개선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21일 한국은행과 정부에 따르면 기업(법인)의 가처분소득은 최근 5년간 80.4% 증가했다. 매년 16.1%씩 기업의 소득이 늘어난 셈이다. 같은 기간에 가계의 가처분소득은 26.5%, 매년 평균 5.3%씩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기업의 소득 증가율이 가계의 3배를 웃돌고 있다는 조사다.

1인당 국민소득은 지난해 2만6000달러에서 올해는 3만달러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경제 성장도 있지만 원화가치 상승효과가 더해진 결과라는 게 일반적 해석이다.

올해 전체 국민소득이 3만달러에 도달하더라도 기업과 정부의 몫을 제외한 가계의 1인당 소득(1인당 가계총처분가능소득)은 절반을 조금 넘는 1만5000달러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 소득이 좀처럼 늘지 않는 현상은 경기 회복세가 미약한데다 그나마 늘어난 소득도 기업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돈을 버는 기업이 배당과 임금을 늘려야 ‘가계소득 증가→소비 확대→투자 증가’ 등 경제의 선순환이 이루어지는데 이런 고리가 끊어졌다는 분석이다. 기업들의 고배당은 신규 투자 여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우리나라에서 유동성이 적은 임금 부분을 기업들이 단번에 획기적으로 올리기에는 부담이라는 분석도 있다.

전문가들은 경제의 선순환 구조가 깨지면 중장기적으로 기업의 경영성과에도 악영향이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재계의 재인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시간제 일자리뿐만 아니라 고용의 질 향상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