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원거리 스토리지를 옆에 둔 것처럼` 히타치, 물리적 한계 없앤 스토리지 기술 공개

멀리 떨어져 있는 스토리지를 마치 옆에 두고 있는 것처럼 쓸 수 있는 기술이 등장했다. 이른바 ‘글로벌 스토리지 가상화’다.

히타치데이터시스템즈(이하 히타치)는 23일 싱가포르 팬퍼시픽호텔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스토리지 간 물리적 제약을 없앤 기술과 제품을 공개했다.

히타치가 기종과 거리에 상관없이 스토리지를 통합관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23일 싱가포르 팬퍼시픽호텔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회.
히타치가 기종과 거리에 상관없이 스토리지를 통합관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23일 싱가포르 팬퍼시픽호텔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회.

‘글로벌 스토리지 가상화’로 이름 붙은 이 기술은 각기 다른 지역에 분산, 설치된 스토리지들을 마치 한 제품인 것처럼 관리할 수 있는 것이 핵심이다.

히타치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가상화 운용체계 ‘SVOS’를 통해 물리적으로 분리된 스토리지를 하나로 통합시킨 후 필요에 맞게 스토리지를 활용하는 개념이다.

최근 모바일 확산과 사물인터넷 도래로 데이터는 급증하는 추세다. 이에 데이터를 보관하는 스토리지의 용량이나 수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럴수록 문제는 복잡해진다. 증가하는 데이터만큼이나 관리가 힘들고 비용도 커지기 때문이다.

히타치의 기술은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케빈 이글스톤 히타치 수석부사장은 “스토리지를 보다 간소하고 효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기존에는 제조사가 서로 다르면 스토리지 간 호환이 어려웠다. 독점적 시장을 만들어 지속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서다.

하지만 이 회사는 이번에 스토리지의 종류나 제조사와 관계없이 통합·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사용자가 스토리지를 추가, 설치할 때 시장에서 자유롭게 제품을 선택할 수 있게 열어둔 것이다.

또 거리상의 제약도 줄였다. 100㎞까지 떨어져 있는 스토리지도 소프트웨어상으로 묶을 수 있다. 아울러 오라클·SAP 등 다른 응용 프로그램과의 호환성을 높여 시스템 활용도와 효율적인 관리를 강화했다. 마이클 해이 히타치 수석엔지니어는 “이 같은 개방형 플랫폼은 다른 경쟁사에서는 볼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히타치는 다른 경쟁사 제품까지 담아내는 전략으로 스토리지 시장을 공략한다. 그 중심에는 통합관리 OS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

히타치는 이날 최신 기술들을 집약한 하이엔드 스토리지 ‘히타치 VSP G1000’도 공개했다. 4년만에 나온 최고 성능의 스토리지다. 이 제품은 효성과 미국 히타치가 합작 설립한 효성인포메이션을 통해 국내 출시될 예정이다.

싱가포르=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