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활용해 음악의 가치를 높인다

우리나라 국민이 하루에 음원 사이트에서 듣는 음악은 1억2000만곡에 달한다. 1년이면 440억곡에 가깝다. 한 해에 쏟아지는 순수 음악데이터만 240기가바이트가 넘는 셈이다. 한 곡에 붙은 작사·작곡자·가수·연주자·제작자 정보까지 담기면 최소 21테라바이트에 이른다.

매일 쏟아지는 방대한 데이터를 음악 소비자 특성에 맞게 분석하는 기술이 등장했다. 매장음악서비스 업체 샵캐스트(대표 이정환)와 IT솔루션 업체 아이티밥(대표 김현지)이 공동으로 만든 기술로 음악시장을 분석해 유용한 마케팅 데이터로 만든다.

이들이 사용하는 하둡기술은 음악시장 빅데이터에서 일정한 경향과 규칙을 발견해 마케팅에 접목하는 것이다. 일례로 샵캐스트는 전국 2만개 매장에 음악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빅데이터 기술을 적용해 어떤 지역, 어느 매장에서 어떤 음악이 틀어졌는지를 추적해 분석한다. 이를 소비자 취향과 접목한다. 특정 시간대에 매장을 찾는 고객이 선호하는 음악을 분석해 연결해주는 방식이다. 매장 내 소비와 음악을 직접 연결시킨다.

샵캐스트가 매장음악에 마케팅 기술을 적용할 수 있었던 배경은 협력사인 아이티밥이 음악실연자협회의 정산 분배와 국내 공식 실시간 음악 차트인 ‘가온차트’ 운영을 담당하면서 빅데이터 처리기술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곡 하나에 실연자인 연주자와 가수 등 관계자가 다수여서 한 달 기준 정산 분배할 때 다운로드와 스트리밍을 포함하면 수억건의 데이터가 나온다. 이전에는 데이터 처리시간만 12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하둡을 적용하면서 10분 내로 처리시간이 줄었다. 하둡을 적용하면서 열성 팬과 일부 기획사의 스트리밍을 활용한 음원 순위 높이기 조작인 ‘음원사재기’ 분별이 가능해진 것도 빅데이터가 일궈낸 공적이다.

방경식 아이티밥 사업총괄부장은 “음악 특성상 징수대상마다 금액이 달라 공정한 분배를 위해선 매달 150억건의 데이터를 권리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해 분배해야 하는데 기존 관계형 데이터베이스로는 불가능하다”며 “빅데이터 도입으로 공정한 정산 분배가 가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