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IT 시장 저성장의 공포에 빠지다...올해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 충격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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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술(IT) 선두 기업이 저성장의 공포에 떨고 있다. 선두 업체들은 시장 성장률이 둔화되더라도 어느 정도 실적을 방어할 수 있다는 게 경제학의 정설이다. 그러나 최근 IT 시장 성장 둔화 여파는 선두 업체와 후발 업체를 가리지 않고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 들어 스마트폰 시장이 뚜렷하게 침체되면서 주요 IT 시장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시스템반도체·파운드리·디스플레이 등 주요 IT 시장에서 선두 업체들이 실적 둔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 기업 삼성전자 IM부문은 지난 1분기 매출 32조4400억원, 영업이익 6조4300억원을 기록했다. 나름 선방한 실적이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영업이익과 매출이 각각 1.2% 줄었다.

세계 IT 시장 저성장의 공포에 빠지다...올해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 충격 본격화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된 탓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6000만대로 24.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이 42.9%였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둔화됐다. 그동안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연 40% 수준의 고신장세를 기록해온 것과 대조적이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 시장 선두 기업 삼성전자와 애플은 현재 20%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향후 15%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요 둔화에 따른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 절반 이상을 차지한 퀄컴은 지난 1분기 매출 66억2000만달러, 순이익18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10% 늘었지만, 이익은 2% 줄었다. 성장률 후퇴 움직임이 뚜렷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 파운드리 1위 업체 대만 TSMC도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1분기 TSMC의 매출 성장률은 큰 폭으로 줄었다. 특히 스마트폰·태블릿PC 사업 매출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44.2%에서 올해 9.6%로 급락했다.

디스플레이 1위 기업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1분기 회사 출범 이후 처음 8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은 6조1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6% 감소했다. 최근 초고화질(UHD) TV 등 신제품 출하량이 늘면서 디스플레이 패널 수요도 늘었지만, 스마트폰 시장 여파를 상쇄하기는 역부족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사물통신(IoT) 등 새로운 시장이 빨리 나타나지 않는다면 세계 IT 산업이 힘든 구조조정의 시간을 거쳐야 할 것”이라며 “지난 1분기 선두 업체의 실적 둔화폭을 감안하면 후발 업체들이 받은 충격은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