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팹리스 차세대 먹거리로 낸드플래시 컨트롤러 부상

국내 반도체 설계(팹리스) 업계의 신성장 동력으로 낸드플래시 컨트롤러가 떠오르고 있다. 전통 팹리스는 물론이고 낸드플래시 컨트롤러 솔루션을 전문으로 한 신생 팹리스도 등장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타이밍컨트롤러(T-Con) 설계업체 티엘아이(대표 김달수)는 지난해 내장형멀티미디어카드(eMMC)용 컨트롤러 시제품을 내놨지만 양산에는 실패했다. 지금은 내년 초 양산을 목표로 UFS(Universal Flash Storage)용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UFS는 차세대 메모리 규격으로 병렬 인터페이스를 쓰는 eMMC와 달리 직렬 인터페이스가 적용된다. 용량 또한 커진다. 이 회사 관계자는 “낸드플래시 컨트롤러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나 eMMC 등 고부가 제품엔 모두 들어가야 한다”며 “미세기계전자시스템(MEMS) 센서와 함께 신사업으로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디에이아이오(대표 권진형)는 낸드플래시 컨트롤러와 관련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를 함께 제공하는 신생 팹리스다.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는 낸드플래시 컨트롤러의 성능을 좌우한다. 권진형 대표는 “낸드플래시 컨트롤러는 하드웨어와 그를 실행하는 소프트웨어가 모두 중요하다”며 “국내 대기업 출신 핵심 설계 인력을 영입해 기술 개발에 주력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eMMC용 낸드플래시 컨트롤러를 개발, 범용·맞춤형 소프트웨어를 모두 지원한다. 연내 양산을 목표로 국내 대기업과 신뢰성 검증 단계에 있다. 권 대표는 “검증 후 다른 메모리 업체들에도 제품 납품을 타진할 계획”이라며 “향후 eMMC뿐 아니라 다른 스토리지 솔루션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낸드플래시 컨트롤러는 낸드플래시 메모리가 갈수록 대용량화·고성능화하면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SSD·eMMC 등 낸드플래시를 탑재한 제품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낸드플래시 시장 규모는 327억달러로 추산된다. 오는 2016년에는 401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낸드플래시 컨트롤러는 지금까지 대만 SMI, PHISON 등이 주로 생산해왔다. 그러나 이 업체들이 내놓는 제품 성능에 한계가 있어 메모리 업체들은 독자 칩을 선보이기도 했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지난 2012년 미국 컨트롤러 전문 업체 LAMD를 인수해 지난해 자체 컨트롤러를 탑재한 SSD제품을 내놨다. eMMC용 낸드플래시 컨트롤러는 지난해 대만 이노스터테크놀로지의 사업부를 인수, 현재 R&D를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성능과 신뢰성을 모두 확보해야 해 시장 진입이 까다로운 편”이라며 “그러나 그만큼 장벽이 높아 후발 주자들이 따라오기 힘들다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