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산책]안전에 대한 대비, 우주도 예외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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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산책]안전에 대한 대비, 우주도 예외 아니다

최근 세월호 사고로 인해 국민 모두가 큰 아픔과 상실감을 느끼고 있다. 더욱 안타까운 일은 이런 사고가 불가항력의 천재가 아니라 안전사고 대비와 사후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일어난 인재였다는 사실이다. 사실 안전사고는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다. 지상과 지하는 물론이고 하늘과 바다 그리고 이제 우주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3월 우리나라 진주에 운석이 떨어져 큰 화제가 됐다. 진주 운석은 유성에서 분리돼 떨어진 ‘낙하 운석’으로 다행히 운석 낙하로 인한 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만일 사람이 밀집한 도심에 떨어졌다면 어떤 일이 발생했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실제로 지난해 2월 러시아에서는 우랄산맥 인근 첼랴빈스크 일대에 운석우가 떨어져 1200여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있었다. 그리고 2011년에는 독일 뢴트겐위성이 지구로 추락하는 등 우주물체 추락으로 인한 사고위험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우주물체는 소행성이나 혜성, 유성체와 같이 우주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된 ‘자연우주물체’와 인공위성이나 발사체로부터 발생된 우주잔해물(Space Debris) 등 인간의 우주활동으로 인해 발생된 ‘인공우주물체’로 크게 나눌 수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소행성, 위성 등 자연우주물체가 하루에 100톤 정도 지구로 떨어지며, 인공우주물체는 지속적인 우주개발로 그 수가 늘고 있어 이들의 추락으로 인한 인명사고와 위성과 충돌 등 위험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GPS 위성과 충돌한다면 내비게이션 오작동으로 교통은 엉망이 될 것이고, 통신 위성과 충돌하면 세계 방송통신시스템에 심각한 장애가 초래될 것이다. 기상 위성이 망가지면 기상예측이 어려워 수많은 분야에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생겨날 것이다.

이런 이유로 미국, 유럽, 러시아 등 우주개발 선진국에서는 이미 국가적으로 우주위험 대응에 관심을 갖고 감시체계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미국은 지상과 우주 기반의 종합적인 우주감시 네트워크를 운영하며, 위험요인을 관찰·추적하는 등 전 지구적 차원의 감시를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우주위험에 대비한 통합 관리체계나 인프라, 법·제도 핵심기술 등 체계적인 대응체계가 미비한 상황이다. 진주 운석낙하 사례에서 보듯이 우리나라도 우주위험으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우리나라와 같이 인구 밀집도가 높은 지역에 우주물체 추락과 같은 사고가 발생하면 피해 규모는 매우 커질 수 있다.

198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우주개발이 궤도에 올라 우리나라도 다양한 인공위성 등 우주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도 우주위험으로부터 국민의 안전과 국가 우주자산을 보호해야 하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최근 우주개발진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국가 차원에서 우주위험에 대한 관리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최소한의 법적 근거가 마련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번 우주개발진흥법 개정안에는 우주위험 대비 계획과 위성정보활용 기본계획이 포함돼 있다. 우주위험대비 계획은 우주 사고에 대비한 범부처 역할 정립, 우주위험 대책본부 수립, 우주환경감시기관 지정 등을 골자로 하고 있어 전문적으로 우주위험을 감시·추적하는 위험관리시스템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 세월호 사고를 통해 보듯이 안전사고에 대한 대비와 관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이제 우주 공간도 우리가 관리해야 할 안전 영역에 포함시켜야 한다. 더욱더 치밀한 우주위험 대비 노력이 필요하며, 안전에 관한한 우주도 예외는 아니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cjlee@konku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