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상위 20개사 2분기 실적 `정체` 전망...삼성전자 등 대표기업 `성장엔진 부재` 지적

지난 2분기 국내 주요 상장사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정체된 것으로 추정됐다.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 속에 올해 기업 실적이 호전될 것이란 기대가 높았지만 2분기까지 뚜렷한 개선은 나타나지 않았다. 대표기업들의 성장엔진이 부재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2일 전자신문이 FN가이드와 함께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20개사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실적 전망 평균치)를 조사한 결과, 이들의 전체 매출액은 203조379억원, 영업이익은 19조330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매출액은 0.22% 늘고, 영업이익은 0.14% 감소한 수준이다. 사실상 정체다. 다만, 직전 분기인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3.46%, 영업익은 3.95% 늘었다.

우리나라 기업 실적은 양극화가 진행 중이다. 시가총액 상위사가 성적이 정체라면 하위 기업을 포함한 전체 기업의 2분기 수익성은 더 낮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명찬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체 상장기업의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 1분기보다 소폭 개선되겠지만 지난해 2분기보다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우선 시가총액 상위 20개사의 영업이익 절반 가까이를 책임지는 삼성전자 실적 예상이 좋지않다. 2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8조2767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2.11%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최신 추정치일수록 더 나빠진다. 영업이익이 7조원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보고서도 나왔다.

영업이익이 지난해 2분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 회사는 하나금융지주(108.55%), 삼성물산(57.71%), 네이버(31.27%), KB금융(16.12%), SK텔레콤(12.00%) 등이다. 한국전력은 흑자전환이 점쳐졌다.

반면 삼성생명(-88.67%), 현대중공업(-80.87%), LG디스플레이(-46.40%), 기아차(-15.71%), LG화학(-12.57%), 삼성전자(-12.11%) 등은 2분기 실적이 지난해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을 제외한 금융과 서비스회사(네이버, SK텔레콤 등)의 실적은 상대적으로 괜찮지만 제조업체의 실적은 크게 미흡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는 물론이고 현대자동차와 기아차,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국가 대표 제조업체의 수익성이 2분기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정도만 2분기 영업이익이 10%가까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 기업분석 업체 CEO는 “내수침체가 심화되면서 2분기 기업활동 전반이 크게 위축된 측면이 있다”며 “주요 상장사의 실적 둔화는 국내 기업들이 추가 도약할 뚜렷한 성장엔진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 가능하다”고 말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20개 기업 2분기 실적 추정(단위: 억원, %)>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20개 기업 2분기 실적 추정(단위: 억원, %)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