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칼럼] 모바일 광고, 성장하기 위해 진화해야 한다

김대선 인모비코리아 대표
김대선 인모비코리아 대표

인터넷 분석가 메리 미커의 2014년 온라인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 중 모바일 비중이 25%에 달한다. 모바일 광고 시장 또한 PC기반 온라인 광고에 비해 거의 세 배에 이르는 47%의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 3년 간 국내외 모바일 광고 시장은 급속하게 덩치를 키웠지만, 그에 걸맞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다. 크게 나누면 두 가지 요인이 업계 발목을 잡고 있어 사용률에 비례한 성장을 이루지 못했다고 본다. 거대하지만 파편화된 생태계를 망라하는 거래 시스템 부재와 손바닥만 한 화면의 한 켠을 차지한 막대기 형태의 광고 울타리 안에 가둬져있었던 잠재성이 아닐까 싶다.

모바일 광고는 온라인 검색 광고처럼 특정 검색 엔진에 국한되지 않고 수천만 개의 앱으로 구성된 다수의 대형 네트워크와 수천만 명 광고주 간의 끊임없는 중재가 필요한 생태계다. 여기에 0.01초의 찰나에 가장 적합한 광고를 소비자에게 노출할 수 있는 타깃팅 기술까지 더해지면 빅데이터가 수익성과 직결되는 상황이 연출된다. 수많은 점을 이어 모바일 광고 시장이 성장하는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시장 참가자가 동반성장할 수 있는 자동화된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 중요성은 작년 하반기에 트위터가 모펍의 주요 기술 중 하나인 실시간 경매 기능을 보고 인수했던 사례를 통해 검증됐다. 인모비 또한 최근에 북미시장에서 ‘광고 네트워크의 네트워크’라 불리는 루비콘 프로젝트와 손잡고 ‘인모비 익스체인지’라는 명칭의 자동 광고 거래 시스템을 출시했다.

시스템 측면에서 자동화 거래가 성장으로 가는 급행열차라면, 모바일 광고의 형식 또한 진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까지 보편적으로 사용된 직사각형 배너는 가뜩이나 좁은 방 한 구석을 차지하는 불청객처럼, 스마트폰 사용자가 귀찮아했다.

그만큼 요즘 모바일 광고업계에서는 ‘네이티브 광고’가 화두다. ‘네이티브(Native)’ 즉 ‘시초부터 존재한’이라는 단어의 뜻 그대로, 네이티브 광고는 모바일 앱의 일부같이 자연스럽게 보이는 형식을 뜻한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개념이지만, 북미 지역에서는 네이티브 광고 시장이 올해 말까지 3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페이스북에서 기존 콘텐츠와 흡사한 모양으로 보이는 광고를 대표적인 예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모바일 광고만으로 1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려, 네이티브 광고의 시장성을 입증했다. 네이티브 광고는 사용자 광고에 대한 거부감 완화로, 일반 배너 광고의 4배까지도 효과가 월등함이 검증된 바이다.

두 달 전 베이징에서 개최한 전 세계 최대 모바일 콘퍼런스 GMIC에서 인모비 창립자 나빈 티와리는 ‘배너’라고 쓰여 있는 모형을 망치로 부수는 퍼포먼스까지 벌이면서 “이제 배너의 시대는 갔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직 주 수익원이 배너 광고인 회사에서 다소 위험한 발언이지만, 그만큼 ‘모바일 광고=배너’ 공식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이 쉽지 않을 것을 예측했기 때문이다.

네이티브 광고는 모바일 광고가 진화하는 과정의 초기일뿐이다. 앞으로는 모바일이라는 개념의 범위도 넓어진다. 시계나 안경과 같은 웨어러블 기기부터 비행기나 택시 앞좌석의 작은 화면까지, 콘텐츠가 제공되는 모든 플랫폼은 모바일 생태계의 일부이고, 이런 화면에 최적화된 모바일 광고 또한 새롭게 탄생하기 마련이다.

모바일 광고는 급격하게 변하는 생태계에 발맞춰 앞으로도 몇 차례 변화의 시기를 거치겠지만, 5년, 10년 후에도 성공 요인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누가 소비자의 마음을 가장 빠르고 적확한 시기에 얻느냐’가 될 것이다. 사용자 개개인의 취향과 관심사를 반영한 광고를 적재적소에 보여주면서, 눈과 귀까지 즐겁게 해주는 모습으로 진화하는 것이 결국 모바일 광고가 나아가야할 방향이라고 본다.

김대선 인모비코리아 대표 daesun.kim@inmob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