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포럼]3차 산업혁명의 리더가 되자

[에너지포럼]3차 산업혁명의 리더가 되자

미래예측 대가로 불리는 제러미 리프킨은 저서 ‘3차 산업혁명’에서 18세기 중반 영국에서 증기기관과 석탄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체계가 대량 인쇄, 출판이라는 커뮤니케이션과 결합해 1차 산업혁명이 시작됐다고 했다. 2차 산업혁명은 20세기 석유자원과 전화, 텔레비전과 같은 전기 커뮤니케이션을 결합시킨 미국이 주도권을 잡았다고 설파했다. 결국 영국과 미국은 산업혁명의 선두 주자로 세계를 이끌어가는 국가가 됐다.

산업혁명은 아시아가 유럽에 추월당한 근본 원인이 됐다. 한국이 세종시대에 이뤄놓은 세계 최고 수준의 국가 유산을 일본에 빼앗긴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리프킨은 지금을 3차 산업혁명의 여명기로 보고 재생에너지와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이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3차 산업혁명에 대한 다양한 견해가 있지만 큰 틀에서 대다수가 동의하고 있다.

3차 산업혁명 리더는 1·2차처럼 선도 국가로 올라설 수 있으나 뒤처지면 오랜 기간 동안 후진국 신세를 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3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한국의 기회와 대응은 어떠한가?

3차 산업혁명 핵심 구성 요소 가운데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은 권력의 분산과 수평적 협력을 가능하게 한다. 이는 지난 1·2차 산업혁명의 커뮤니케이션이 권력의 집중과 수직적 위계에 의한 사회통합과 차별화되는 점이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지난 20년 동안 민주정부 실현과 초고속 인터넷,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 세계 정상 수준에 올라섰다. 3차 산업혁명의 한 축에서 주도권은 확보한 셈이다.

문제는 재생에너지다. 한국은 에너지 부존자원이 거의 없는 나라로 분류된다. 국가 안보와 산업 인프라로서 에너지의 중요성은 두 말이 필요 없지만 에너지의 해외의존도가 96%에 달한다. 에너지 소비 증가율이나 절대소비는 세계 정상 수준이다. 하지만 에너지 문제의 비전과 전략은 명확하지 않다.

대안으로 리프킨이 미래의 에너지원이라고 이야기한 재생에너지의 도입은 필연적이라고 보인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비중은 2.75%에 머물 정도로 참담하다. 더구나, 정책 실행의 실패로 순환정전, 전력예비율 부족, 송전탑 건설 지연, 신재생 에너지 산업의 고사 같은 결과를 초래하는 등 문제가 해결되기는커녕 더욱 심화되는 아이러니를 낳았다.

우리는 이 분야 선두주자인 독일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독일은 오래전부터 국가뿐 아니라 시민들이 지속 가능한 사회에 대한 컨센서스를 이루고 일관성 있게 재생에너지 정책을 추진해왔다. 현재 재생에너지 보급률은 23.4%에 달한다. 안정적 신재생에너지 자원에 힘입어 원자력을 2022년까지 100% 폐지하기로 하는 대담한 계획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 이로 인해 신재생 에너지의 보급이 더욱 가속화되면서 전력요금이 급격히 상승하기도 했다. 국민 불만이 있으나 신재생 에너지의 보급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는 90% 이상에 달한다. 이런 급진적 신재생 에너지 보급 이유는 필연적으로 도래할 3차 산업혁명의 선도국가가 되려는 포석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수백년 동안 1·2차 산업혁명의 후진국으로 여러 가지 수모와 아픔을 겪은 우리에게 3차 산업혁명은 다시 한 번 주어진 기회며 이 세대가 반드시 선점해야 할 숙제다. 지금이라도 재생에너지를 재조명함으로써 이를 국가적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이미 세계 수준인 인터넷과 결합해 후손들에게 자랑할 만한 유산을 물려줄 수 있기를 바란다.

박승용 효성중공업 연구소장(전무) syngpark@m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