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업체 진출 첫 '칠레 발전사업' 첫 삽 뜬다

국내 업체 주도로 진출에 성공한 칠레 발전사업이 첫삽을 뜬다. 유럽업체 독무대였던 칠레 발전시장에 한국 발전 관련 업체가 진출하는 디딤돌이 됐다는 평가다. 한국남부발전과 삼성물산 상사부문 컨소시엄에 따르면 BHP 켈라(Kelar) 가스복합화력발전소가 현지 시각으로 28일 착공한다.

BHP 켈라 발전 프로젝트는 칠레 북부 안토파가스타 주에 517㎿급 가스복합화력 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호주계 글로벌 광산기업인 BHP 빌리턴 칠레법인이 칠레에 소유하고 있는 구리 광산에 필요한 전력 생산을 위해 추진했다. 발전소는 구리광산에 연평균 3400GWh 전력을 15년간 공급할 예정이다. 착공은 올초였지만 투자자 모집 등에 시간이 걸려 일부 지체됐으며 2017년 상반기께 완공될 예정이다.

남부발전·삼성물산 컨소시엄이 건설과 운영을 맡는다. 총사업비는 6000억원 정도로 한국수출입은행이 최근 프로젝트파이낸스(PF) 방식으로 총 3억8000만달러의 대출과 보증을 지원키로 했다. 6000억원 중 75%인 4500억원은 재무적 투자자가 맡고 남부발전이 1000억원, 삼성물산이 500억원을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은 발주사인 BHP 측이 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를 공급하고 생산된 전력도 전량 구매하는 구조로 연평균 약 1000억원의 안정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다. 무엇보다 그동안 유럽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던 칠레 발전시장에서 한국 기업 컨소시엄이 국제입찰에서 시장을 개척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그동안 칠레를 비롯한 중남미 발전시장은 유럽업체들의 텃세가 심해 그 외 지역 업체 진출이 어려웠다.

한국컨소시엄 측은 국내 최다 LNG발전소를 보유한 남부발전 운영경험과 삼성물산의 해외사업 개발경험에 수은과 KOTRA의 지원이 어우러졌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컨소시엄 한 관계자는 “광산개발로 전력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칠레가 중동에 이은 새로운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광산개발에 따른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도 높아져 석탄보다는 LNG복합발전이나 태양광 등 친환경 발전방식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