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공언(公言)과 공언(空言)

[관망경]공언(公言)과 공언(空言)

공언(公言)은 여러 사람 앞에 명백하게 공개적으로 말함 혹은 그렇게 하는 말이다. 공언(空言)은 실행 없는 빈말이다. 한글 표기는 동일하지만 의미는 천양지차다.

공언(公言)의 결과는 정말 공언(公言)이 되기도 하지만 공언(空言)으로 끝나기도 한다. 일반인도 공언(公言)이 공언(空言)이 되는 순간 신뢰를 상실하고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된다.

하물며 공인이 말을 뒤집거나 약속을 지키지 않는 때에는 사회적 비판이 뒤따른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원장 후보가 3배수로 압축되는 등 신임 원장 선임이 초읽기 수순에 돌입했다. 주무기관 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절차만 남았다.

신임 원장으로 KISA 업무에 정통한 전문가를 선임해야 한다는 게 여론이자 국민의 눈높이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의 ‘KISA 원장에 정치권 인사가 낙하산으로 오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공언(公言)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공모 이전 특정인이 낙점받았다는 내정설이 파다했고 세 명으로 압축된 최종 후보자에도 포함됐다.

최 장관의 공언(公言)이 공언(公言)이 될지 혹은 공언(空言)으로 그칠지 조만간 백일하에 드러난다.

최 장관의 발언이 실행력을 담보할 수 있을지 회의적 시선이 많은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최 장관 의지로 불가항력이라 하더라도 자칫 최 장관이 공언(公言)을 관철하지 못한다면 리더십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여론은 최 장관의 공언(公言)이 공언(空言)이 되지 않기를 희망하고 있다.

최 장관이 KISA 원장 후보 제청에 배수진으로 임해야 하는 확실한 명분이자 분명한 이유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