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가는 첫 삼성 UHD TV… 삼성 "고민되네"

삼성전자 TV가 일본철수 7년 만에 열도를 밟는다. 65인치 곡면(커브드) 초고화질(UHD) TV다. 공식 진출은 아니고, 인천 아시안게임 삼성MVP에 선정된 수영선수 하기노 고스케씨에게 전달될 부상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TV는 일본향 모델이 없는데다 공식적인 사후지원서비스(AS)도 불가능해 삼성전자가 해결책 마련에 고민이다.

삼성전자 65인치 곡면(커브드) 초고화질(UHD) TV `UN65HU9000`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65인치 곡면(커브드) 초고화질(UHD) TV `UN65HU9000` <사진=삼성전자>

19일 삼성전자와 제일기획 등에 따르면 양 사는 하기노 선수에게 65인치 곡면 UHD TV를 전달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 지난 4일 아시안게임 폐막식에서 강호문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상금 5만달러와 함께 시상한 것으로 이달 중 일본 현지에서 하기노 선수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2007년 일본 시장에서 철수한 뒤 일본향 TV를 생산하지 않는다. 더욱이 일본은 독자적인 TV 및 방송 관련 규격들이 많아 각 TV 제조사마다 일본향 모델이 아니면 제대로 활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대표적인 것이 지상파 전송규격이다. 한국은 ‘ATSC 1.0’, 일본은 ‘ISDB-T’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호환성이 없다. ISDB-T는 NHK 주도로 독자 개발된 일본 고유 규격으로 일본과 필리핀, 남미 등 일부 국가에서만 쓰인다. 온라인쇼핑몰에서 ‘직구(직접구매)’한 미국향 TV를 우리와 달리 일본에서 사용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방송위성(BS)과 통신위성(CS)의 시청 비율도 높아 이들의 내장형 튜너도 필수적이며, 데이터 방송 등 일본 환경에서만 쓰이는 기능들도 적지 않다. 삼성전자가 브라질 등 남미에서 판매하는 ISDB-T 지원 제품을 사용할 수 있지만, 주파수 조정과 언어 설정 등이 필요하다.

AS도 고민거리다. 삼성전자 일본법인은 소비자가전(CE) 부문의 일본철수 이후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IT·모바일(IT) 부문 제품만 B2C로 판매하고 있다. 곡면 TV 등 해외 직접구매로 직접 들여온 CE 제품에는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곡면 TV는 삼성전자 일본법인이 직접 공급하는 ‘1호 UHD TV’로 삼성전자가 AS를 책임져야한다.

제품 공급처인 삼성전자와 삼성MVP 업무를 진행하는 제일기획은 해결책 찾기에 나섰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삼성MVP 선수가 폐막식 전날에야 결정됐다”며 “세부 모델 및 제품 조달은 삼성전자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상품 품목 교체까지 포함한 AS 등 모든 사항에 대해 한국본사와 일본법인이 최적의 방안을 찾고 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