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색다른 발상…"엄마의 `고백`이 미국의 마음을 훔쳤다"

LG 美서 캠페인 진행…주부들 SNS에 공감 댓글 열풍

“힘든 일상에서 엄마들도 ‘할 말’이 많다!”

LG전자 미국법인이 지난 5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마케팅으로 시작한 ‘엄마의 고백(Mom Confessions)’ 캠페인이 화제다. ‘감사’의 대상이었던 엄마들의 ‘솔직한 고백’을 통해 엄마의 수고를 더는 가전제품 이미지를 구축한 발상의 전환이라는 평가다.

LG전자가 5월 문을 연 엄마의 고백 홈페이지(momconfessions.com)는 5개월 여 만에 ‘미국 엄마들의 사교의 장’이 됐다. 이들은 ‘엄마가 먹는 과자가 사실은 유통기한이 지난 것’ ‘치킨너겟과 감자튀김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을 만드는 이유는 엄마가 먹고 싶어서’ ‘딸이 청소 당번을 지키지 않았을 때는 딸의 향수를 화장실 탈취제로 썼다’ 등의 고백을 쏟아냈다.

LG전자가 지난 5월 11일 미국 어머니의 날을 맞아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띄운 `엄마의 고백(Mom Confessions)` 메시지 <사진=LG전자>
LG전자가 지난 5월 11일 미국 어머니의 날을 맞아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띄운 `엄마의 고백(Mom Confessions)` 메시지 <사진=LG전자>

엄마들의 반응은 뜨겁다. 고백이 올라올 때마다 댓글로 자신의 경험담과 생각을 올리거나, SNS 등으로 공유하고 있다. “누군가가 빨래를 한 뒤 남편이 빨래 바구니를 비워줬음 좋겠다”는 고백에는 엄마들의 ‘like’ 평가와 함께 공감하는 댓글들이 줄을 이었다. 일부 고백을 지난 5월 11일 미국 어머니 날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소개한 LG전자는 ‘엄마들의 101가지 생존전술’도 만들 계획이다.

LG전자의 이번 캠페인은 ‘감사’에 초점을 맞췄던 그동안의 ‘엄마 마케팅’과 달리 ‘고백’에 중점을 뒀다는 평가다. 듣기만 했던 엄마들이 스스로 제 목소리를 내도록한 발상의 전환이 엄마들의 공감을 이끌어낸 것이다. LG전자 미국법인은 내친김에 여배우 레슬리 만이 출연한 4개의 TV 광고도 만들어 미국 전역에 내보냈다.

세탁기와 오븐, 냉장고, 식기세척기 4개 버전으로 오븐의 경우 “누구나 따뜻한 쿠키를 먹고 싶다”는 엄마의 고백을 이용해 보온에 탁월한 LG 제품을 강조하는 구성이다. 자세한 성능 홍보 없이 ‘Innovation that fit your life(당신의 생활에 걸맞은 혁신)’이라는 문구만 덧붙였다.

지난해 LG전자는 미국 시장에서 TV를 제외한 생활가전 부문 점유율 6.9%로 4위를 차지한 바 있다. 미국 브랜드 GE(일렉트로룩스 피인수 전)와 월풀이 각각 20%에 육박하는 점유율로 양 강 체제를 이루는 가운데 일군 성과로, 최근에는 프리미엄 주방가전 패키지 ‘LG 스튜디오’ 진출 매장을 200개 이상으로 확대하며 미국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전자 미국법인 관계자는 “실제 고객인 주부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콘텐츠로 공감을 얻었다”며, “LG전자 제품의 장점을 위트있게 전달함과 동시에 SNS 등 다양한 경로로 고객과의 소통을 확대한 것이 좋은 평을 받았다”고 말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