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평창동계올림픽과 ICT

[미래포럼]평창동계올림픽과 ICT

2018년 열릴 평창 동계올림픽을 준비할 시간이 이제 3년밖에 남지 않았다. 2017년에는 경기 운영에 대한 기술 검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준비 기간은 앞으로 2년인 셈이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미래창조과학부, 강원도 등 관련 기관이 이에 대한 준비로 매우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다.

무엇보다 대회 개최에 필수 시설인 경기장 등 인프라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 구축과 서비스 기획에 지금부터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ICT를 통해 더 만족스러운 경기 운영과 부가 서비스가 가능하고 동계올림픽은 우리나라의 ICT를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중요한 기회기 때문이다.

기술 발전 주기가 빠른 ICT 분야에서는 3년이면 긴 시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앞으로 2~3년 내에 어떤 기술이 소개될지도 모르고, 대회가 임박해 최신 기술을 잘 구성해 선보이면 될 거라고 여유롭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평창 동계올림픽은 침체된 우리나라 ICT산업을 다시 도약시킬 수 있는 전환점으로 활용할 좋은 기회며 단지 최신 기술들을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인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을 서비스와 기술을 선보여야 한다. 경기장은 수출할 수 없지만, ICT는 얼마든지 수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장 구축 등 오프라인 시설에 큰 비용이 투자되는 것에 비해 ICT 분야는 비교적 적은 비용을 투자해 전에 없던 새로운 마케팅 채널을 만들고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 특히 동계올림픽 경기는 첨단 기술과 장비의 의존성이 높다. 경기의 속도가 빠르고, 관객의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한층 고도화된 ICT가 필요한 영역이 많다.

우리는 이번에 ICT와 스포츠가 접목한 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야 한다. 지난 브라질 월드컵에서 독일이 우승한 데에는 선수들의 움직임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면밀하게 분석한 것이 크게 기여했다고 한다.

동계올림픽 준비에 시설 투자가 많이 필요한 데 비해 대회 후 시설 활용도에 대한 우려도 많다. 우리는 경기장과 같은 시설의 유산(legacy)뿐 아니라 ICT 유산을 만들어야 한다. 경기 운영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ICT 상품을 기획하고 이것이 강원도와 우리나라 산업 발전에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 올림픽 경기에서 활용될 수 있는 기술은 세계적으로 검증을 받는 것이 되며 세계 시장에 나갈 수 있는 공인을 받는 것이다. 이러한 경쟁력 있는 상품을 준비하는 데 2년은 결코 충분한 시간이 아니다.

이를 위해선 우선 동계올림픽에서 제공할 ICT 서비스에 대한 준비를 경기장 구축 못지않게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차별화된, 주목받을 만한 서비스를 선별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서로 연결되지 않은 단위 기술들을 선보이는 백화점이 돼서는 안 되며 올림픽 기간에 세계인에게 각인시킬 수 있는 우리만의 독특한 테마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더 늦기 전에 평창올림픽이 우리나라 ICT산업 발전의 큰 전환점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다. 경기 후에도 국내외에서 계속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와 이에 필요한 기술을 집중해 개발해야 한다. 올림픽이 단지 한 번의 이벤트로 끝나지 않도록 정부 각 부처와 강원도 그리고 조직위원회가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김화종 강원대 컴퓨터정보통신공학과 교수 hjkim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