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과학자]김영민 기초과학지원연구원 전자현미경연구부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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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경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합니다. 최근 들어 렌즈의 굴절 등 수차보정 기술이 발전하며 재료의 물성을 직접 보게 됐습니다. 원자의 진동을 그대로 보는 시대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죠.”

[대한민국 과학자]김영민 기초과학지원연구원 전자현미경연구부 책임연구원

김영민 기초과학지원연구원 전자현미경연구부 책임연구원은 “전자현미경이 새로운 국면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책임은 강원대를 나온 뒤 서울대와 KAIST에서 석·박사 학위를 땄다. 지난 2006년 과학기술부(현 미래창조과학부)가 실시한 ‘우주인’ 선발대회 8강까지 올라 이름이 꽤 알려진 인물이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기초지원연에 들어와 전자현미경과 씨름한 지 13년 됐다.

“서울대 대학원 시절엔 재료 합성 연구를 했는데, KAIST에 와서 전자현미경을 이용한 분석기술에 첫발을 들여놓게 됐습니다. 그게 인연이 돼 지금은 원자구조를 보면서 나노재료 특성과 물성 연구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김 책임은 산업체에서 근무한 경험도 있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일진디스플레이에 가서 공정을 셋업하는 엔지니어로 한 동안 명성이 높았다.

김 책임은 “박사학위를 마치고 박사후과정을 찾았는데, 마침 미국 오크리지국립연구소에 자리가 났다”며 “거기서 수차보정전자현미경에 눈을 뜨게 됐다”고 말했다.

이 일이 계기가 돼 김 책임은 올해 4월 박막형태로 전자소자에 사용되는 강유전산화물의 유전특성을 간단한 산소원자 결함 조절만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연구결과가 국제학술지 ‘나노레터스’에 게재됐다.

“앞으로 원자의 움직임을 보며 산란된 전자 에너지를 분석하고, 고체 표면의 전자 상태를 분석하는 ‘전자에너지 손실 분광분석기술’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김 책임은 “국내 과학자를 크게 두 부류로 분류하면, 창조성을 강조하는 쪽과 탐험을 강조하는 유형이 있는데, 자신은 후자에 맞다”며 “새로운 물질을 만들기보다는 드러나지 않은 현상을 찾아 규명하고 분석하는 연구에 더 매력을 느낀다”고 자신의 R&D 취향을 드러냈다.

조언도 내놨다. 최근 노벨화학상 후보에 올랐던 KAIST 교수의 얘기를 들으며, 한 우물을 팔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단 걸 절감했다고 했다.

김 책임은 “깊은 물속에 들어가 있으면, 아무리 위에서 파도가 쳐도 물이 출렁이지 않는데, 우리는 너무 얕은 곳에 있어 쉽게 멀미가 난다. 이게 바로 과학기술인이 처한 환경”이라고 덧붙였다.

“기관장이 바뀌면 의례적으로 조직을 바꾸지만, 그래서 뭐 어떻다는 거죠? 조직을 흔들어 대기보다는 일을 더 잘할 수 있게 뭘 더 지원해야 하는지를 찾아야 할 것입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