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엠, 미세회로·플렉시블 특성 높인 연성동박적층판(FCCL) 개발...웨어러블 기기 등 고부가 시장 정조준

아이엠이 개발한 연성동박적층판(FCCL).
아이엠이 개발한 연성동박적층판(FCCL).

정밀 소재·부품 기업 아이엠이 플렉시블과 미세회로 특성을 높인 연성동박적층판(FCCL) 개발에 성공했다.

FCCL은 연성회로기판(FPCB) 제조에 쓰이는 원소재로 스마트폰·웨어러블 기기를 만드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기존 FCCL 생산 공정보다 수율을 확보하는 데도 유리해 FPCB 시장에서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엠(대표 손을재)은 상온화학증착 공법을 활용해 FCCL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내년 양산을 목표로 여러 고객사와 샘플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설비 투자도 검토 중이다.

상온화학증착 공법은 우수한 성능에도 불구하고 양산 기술 확보가 어려워 정부 연구소·대학 등에서 연구개발(R&D) 수준으로만 진행돼 왔다. 아이엠에 계획대로 내년 양산에 성공한다면 세계 처음으로 상온화학증착 방식으로 상용화하는 셈이다.

기존 FCCL은 폴리이미드(PI) 소재에 구리를 코팅하기 위해 크롬·니켈 등 금속 물질을 쓴다. 구리의 접착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특히 웨어러블 기기에 쓰이는 FCCL은 크게 구부리기 위해 높은 접착력이 요구된다. 스마트폰·태블릿PC 등 완제품도 점차 두께가 얇아지고 내부 회로가 복잡해지면서 플렉시블 특성이 높은 FCCL을 필요로 한다.

문제는 크롬·니켈 등 소재 사용량이 많아질수록 미세회로를 구현하기 힘들고, 생산 시간도 길어진다는 것이다.

아이엠은 PI에 나노 수준의 구리 입자를 입혀 접착력을 기존 FCCL보다 20% 이상 높였다. 미세회로 선폭도 기존 FCCL은 30~60㎛에 불과하지만, 아이엠은 2~20㎛ 수준까지 높일 수 있다. 웨어러블 기기 등 고부가 제품에 최적화된 셈이다.

아이엠 관계자는 “우리가 개발한 공법은 기존 FCCL 생산 방식보다 불량률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며 “원천 소재 기술을 기반으로 FCCL 시장에 진입한 후 이차전지 음극 집전체·터치스크린패널(TSP) 센서 등 다양한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이엠은 상온화학증착 방식 상용화를 위해 2년 전부터 R&D에 착수했다.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구리 성분이 포함된 물질을 상온에서 플라즈마화하는 기술을 확보하면서 양산 수준에 이르게 됐다.

한편 아이엠은 세계 DVD·블루레이 광픽업 모듈 시장 1위 기업으로 주력 사업 성장 둔화로 헬스케어·소재 등 신사업을 키우고 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