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삼성 임원인사]희비 엇갈리는 메모리사업부(DS부문) vs 무선사업부(IM부문)

고된 ‘치킨게임’ 경쟁을 끝내고 D램산업 호황기를 누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는 유일하게 2014년 20명에서 2015년 22명으로 승진자가 늘었지만 마음껏 기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회사 주력 사업 부문인 IM(IT모바일) 실적이 급격히 나빠진데다 디스플레이 등 다른 사업 실적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는 올해 그 어느 때보다 실적 호황을 누렸다. D램과 낸드플래시 사업 실적이 고르게 성장했다. 무엇보다 14나노미터 핀펫(finFET) 양산 준비를 계획대로 진행하며 수율에도 자신감을 보이는 등 미세공정 기술 준비에서 세계적으로 앞선 경쟁력을 갖췄다.

내년까지 세계 D램 시장이 호황일 것으로 예측돼 상대적으로 부족한 파운드리 사업과 시스템LSI 경쟁력을 높이면서 미세공정 연구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하지만 전사 승진폭이 크게 감소한 상황에서 메모리사업부만 승진 잔치를 벌이기 힘든 분위기다. IM 부문을 제치고 다시 회사 대표 사업으로 올라섰지만 전체적으로 회사 실적이 부진해 혼자 웃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3분기 실적발표 당시에도 메모리사업부가 상당히 좋은 실적을 냈지만 전체적으로 성적이 낮아 대외적으로도 표정관리를 하는 모습이었다”며 “전체 회사 분위기 탓에 협력사들도 좋은 실적을 내고도 마음껏 알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년 승진자를 대거 배출하던 IT모바일(IM)부문은 침울한 분위기다. 실적 부진에 이어 인사에서도 소외된 데 이어 조직개편 이야기가 나돌며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상필벌을 중시하는 삼성에서 부진했던 IM부문 임원 줄이기에 나선 것”이라며 “경고 메시지를 분명히 하며 빠른 의사결정으로 중국 브랜드가 주도하는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임원 인사 후 추가적으로 무선사업부 인원 줄이기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재 IM인력의 80% 몰린 무선사업부에 몸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조직 개편은 아직 어떻게 될 지 아무도 모른다”며 “그룹 차원 인사로 정확한 내부 반응은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배옥진·정진욱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