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지원길 스마일게이트RPG 대표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 제작이 위축되는 현상은 장기적으로 한국 게임산업에 침체를 가져올겁니다. 로스트아크와 스마일게이트가 그런 위험요소를 줄이는 역할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지원길 스마일게이트 RPG 사장
지원길 스마일게이트 RPG 사장

지원길 스마일게이트RPG 대표는 제작 중인 MMORPG 로스트아크의 의미를 묻자 가장 먼저 ‘역할론’을 꺼내들었다.

모바일게임으로 시장이 급속하게 재편되면서 규모가 큰 대작 게임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위축됐다는 것이다.

스마일게이트처럼 자금력과 개발 의지가 충분한 회사가 아니면 MMORPG 제작에 뛰어들만한 주체가 별로 없다는 자신감도 묻어나왔다.

지 대표는 “모바일게임 시장이 활성화되며 다양한 게임이 등장하는 등 긍정적인 요소도 많다”면서도 “PC를 플랫폼으로 한 대작 게임이 줄어들다보면 자연스럽게 개발자가 경험할 수 있는 부분이 줄어들고 이는 곧 산업 전체 경쟁력 저하로 이어진다”고 우려했다.

MMORPG는 게임제작에서 가장 많은 비용과 시간 그리고 개발 노하우가 필요한 장르다. 스마일게이트는 로스트아크를 위해 3년간 150명 개발진과 수백억원 자금을 투입했다.

로스트아크는 타격감을 강조한 핵앤슬래시 방식 MMORPG로 국내에서는 엔씨소프트가 만드는 ‘리니지이터널’ 정도가 경쟁작으로 꼽힌다.

지 대표는 MMORPG와 1인칭슈팅게임(FPS) 제작과 사업으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썬’ ‘탄트라’ 등을 MMORPG로 제작했고 스마일게이트에서는 크로스파이어 중국 서비스를 진두지휘하며 동시접속자수 200만까지 게임을 이끈 주인공이다.

그는 로스트아크의 성공이 스마일게이트가 개발사로 역량을 평가받는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FPS 크로스파이어가 중국에서 500만 동시접속자수, 1조원 매출 등 초대박 흥행을 기록한데 이어 MMORPG 로스트아크까지 성공시키면 명실상부한 온라인게임 명가로 개발 경쟁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 대표는 “로스트아크를 통해 스마일게이트가 실력 있는 온라인게임 개발사라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며 “PC·온라인 플랫폼만이 가질 수 있는 조작성과 방대한 콘텐츠를 조화롭게 표현하는 것이 1차 목표”라고 말했다.

로스트아크는 지난 11월 부산에서 열린 지스타에서 게임영상이 공개되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스마일게이트는 400인치 스크린, 5.1채널 사운드, 100석 규모 상영관 등을 동원해 20분 분량의 로스트아크 트레일러를 상영했다.

대부분 실제 게임 플레이 장면을 활용해 연출한 것으로 게이머들의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다. 스마일게이트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로스트아크 첫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지 대표는 “트레일러 영상에서 등장한 것은 대부분 실제로 플레이 할 수 있는 콘텐츠”라며 “기술적 난제가 남았지만 구현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요한 것은 구현이 아니라 그 속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게임은 개발기술, 기획이 종합적으로 얽혀 플레이 동기를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