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핫테크]테라헤르츠 빔과 적외선을 활용한 원격 가스 탐지 기술

다양한 종류의 화학물질은 제품 생산에 유용하지만 미량이라도 유출될 시 인체에 치명적인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유독가스 검출 기술은 산업 현장에 필수적이다.

미국 듀크대와 미 육군 AMRDEC(Army Aviation and Missile Research, Development and Engineering Center) 연구진은 일반적인 대기압에서 다양한 조율의 가스와 화학물질을 구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산업용 화학물질 유출 등 여러 원인으로 발생된 공기 중 미량의 유해가스를 최대 1㎞ 떨어진 원거리에서 검출하는 기술이다.

연구진은 메틸 불화물과 메틸 비연산염, 메틸 브롬화물 가스 구름에 2개의 광 빔을 동시에 비추는 방식을 적용했다. 한 빔은 가스 분자의 회전 전이 에너지에 맞춰진 일정한 T-선 빔이고 나머지 한 빔은 적외선 빔으로 생성한 고속 펄스다. 이 빔들로 일종의 대형 쇠망치처럼 분자를 때려 변화 반응을 분석한다는 설명이다.

T-선으로 가스 분자를 때리면 번갈아 나타나는 회전 상태에서 전환이 일어난다. 바코드에 있는 선과 비슷한 흡수 스펙트럼 지문이 발생해 유해가스의 유무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한다. 일반적인 대기압 상황에서는 대기 중의 수증기와 압력이 이 스펙트럼 지문을 흐리게 만들어 인식을 어렵게 한다. 연구진은 여기에 초단 적외선 펄스로 분자의 평형상태를 깨뜨렸다. 흐릿한 선들이 깜박이게 만들어 감지가 가능하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검출하고자 하는 분자 종류와 일치하는 파장에 각각의 빔을 맞춤으로써 상태 변화를 관찰해 해당 분자가 대기 중에 존재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원격 감지 기술은 재난사고의 사전 예방은 물론이고 유해가스 유출 상황에서 후속 조치의 위험성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고 현장에 가까이 접근하지 않고 원거리에서 유해가스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암모니아와 이황화탄소, 질산, 황산 등 유해 산업용 화학물질을 포함하는 추가적인 종류의 가스를 검출하기 위해 T-선과 적외선 빔을 조절하는 연구를 추가로 진행 중이다. 이번 연구는 미 육군과 국방위험감소국, DARPA 등이 자금을 지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