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앤리뷰]LG전자 울트라PC ‘그램 14’

새로운 ‘그램’의 전략, 화면도 성능도 키웠다.

지난해 LG전자는 1㎏ 이하의 무게를 지닌 노트북PC를 내놓았다. ‘LG 울트라PC 그램’이다. 정확한 무게는 980g으로 무게를 g으로 표기해야 하기에 ‘그램’으로 명명해 가볍다는 의미까지 담았다. 그리고 1년 후 2015년형 모델인 ‘그램 14’를 선보였다. 직접 사용해본 모델은 14Z950으로 무게는 전작과 동일하지만 화면 크기는 조금 더 커졌다.

[터치앤리뷰]LG전자 울트라PC ‘그램 14’

◇화면은 더 커지고 성능 높아졌는데 무게는 그대로

스마트 기기의 대중화로 언제 어디서나 쉽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하지만 생산성 측면에선 아직 노트북PC를 따라가려면 한참 멀었다. 그러다 보니 여전히 노트북PC는 중요한 업무용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문제는 휴대성이다. 기종에 따라서 2㎏에 육박하는 노트북PC를 들고 다니기는 여간 힘든 게 아니다.

하지만 기술 발전 덕에 노트북PC도 점점 가벼워지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지난해 LG전자가 내놓은 ‘그램’이다. 이 제품은 무게가 980g이다. 디스플레이, 키보드, 배터리 등을 모두 포함한 노트북PC의 무게가 1㎏이 채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런데 2015년 새해가 되자마자 내놓은 후속작은 한 술 더 뜬다. 다른 노트북PC들이 경량성을 위해 크기를 줄이거나 성능을 포기할 때 LG전자는 가벼운 무게는 유지하고 화면 크기와 성능을 더욱 높였다. 화면은 11% 커지고 성능은 10% 높아졌는데 무게는 그대로인 것이다. 전작은 13.3인치만 출시됐다.

새롭게 나온 그램 14의 화면 크기는 14인치(35.5㎝)다. 11% 커졌는데 체감상 공간이 한결 여유롭다. 화면이 커졌다는 말은 전체 제품 크기가 커졌다는 말이다. 그렇기에 동일한 무게가 나오기 어렵다. 하지만 LG전자는 이를 구현해 냈다.

손에 직접 쥐어 보니 작년에 그램을 처음 만나면서 감탄했던 가벼움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일주일 동안 직접 들고 다녔는데 어깨를 짓누르던 노트북PC 무게의 부담을 떨쳐버릴 수 있었다. LG전자는 그램 14 외에도 15.6인치 모델인 ‘그램 15’를 함께 출시했다. 그램 15는 1390g이다. 14인치의 980g과 15.6인치의 1390g은 한국기록원이 공식 인증한 같은 화면 크기 노트북PC 중 세계 최경량이다.

◇무게 어떻게 줄였나

매일 노트북PC를 들고 다녀본 사람은 알 것이다. 노트북PC에서 무게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그램 14는 그런 점에서 한결 부담이 없다. 980g은 손에 들고 다녀도 큰 부담이 없다. 참고로 이는 테이크아웃 커피 두 잔, 사과 세 개와 비슷한 무게다.

이렇게 가벼운 무게를 LG전자는 어떻게 구현했을까. 비밀은 소재에 있다. 먼저 덮개와 키보드 부분은 카본 마그네슘 합금을 사용했다. 레이싱 카의 휠에 사용되는 가벼우면서도 견고한 소재다. 바닥 부분은 리튬 마그네슘을 썼다. 구조용 합금 중 가장 가벼워 항공, 우주에 활용되는 소재다.

리튬 마그네슘과 카본 마그네슘 합금으로 된 풀메탈 바디를 사용해 튼튼함과 가벼움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여기에 LG화학의 고밀도 배터리, LG디스플레이의 초슬림 IPS 패널 등 기술력이 가벼운 무게를 구현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터치앤리뷰]LG전자 울트라PC ‘그램 14’

◇성능에 사용자 편의성까지 ‘다 잡은’ 그램 14

그램 14를 꼼꼼히 살펴보면 성능은 물론이고 사용자 편의성까지 상당히 신경 쓴 제품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CPU는 인텔이 얼마 전 ‘CES 2015’에서 발표한 최신 5세대 코어 프로세서인 ‘브로드웰’을 넣었다. 테스트에 사용한 모델은 ‘i5-5200U’를 사용했다. 4세대 프로세서인 i5-4200U와 단순히 멀티태스킹 성능만 비교해도 10%가량 향상됐다. i7-5500U를 채택한 그램 14 모델도 있다.

사실 프로세서 성능은 인텔 4세대 프로세서도 일반 사용자가 쓰기에는 충분한 수준이다. 하지만 5세대는 이보다 더 좋아졌다. 특히 약간 아쉬움이 남았던 그래픽 성능은 5세대에 쓰인 HD 5500으로 이전 HD 4400보다 20%가량 향상됐다.

프로세서 성능보다 더 눈길을 끄는 부분은 사용시간이다. 전작이 최장 8.5시간이었다면 그램 14는 최장 10.5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무려 두 시간이 늘었다.

인텔 5세대 프로세서는 14나노 공정을 사용한다. 기존 22나노보다 더 미세한 공정이다. 공정이 미세할수록 얻을 수 있는 이득은 바로 전력 소모량이다. 인텔 5세대 프로세서는 4세대보다 더 적은 전력을 사용한다. 그만큼 같은 배터리 용량이라면 5세대 제품이 더 오래 쓸 수 있다.

LG화학의 배터리 기술도 더해진다. 고밀도의 개선된 배터리 팩을 사용해 같은 배터리 크기라도 사용 시간이 더 길다. 이로 말미암아 무려 열 시간이 넘는 사용 시간을 확보했다. 아침에 완전 충전한 후 충전 케이블 없이 출근해도 퇴근할 때까지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하루 한 번 충전으로 충전의 번거로움을 벗어나게 해준다.

디스플레이는 IPS 패널을 쓴다. LG디스플레이의 IPS는 자연스러운 색감과 178도 광시야각으로 이미 호평이 자자하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디스플레이기도 한데 역시나 그램 14에서도 실망하게 하지 않는다. 화면도 14인치로 전작보다 커져 더욱 쾌적한 콘텐츠 감상과 작업을 할 수 있다.

해상도는 풀HD다. 사실 대형 화면에서라면 당연히 해상도가 높을수록 좋겠지만 15인치 이하 화면이라면 풀HD로도 충분하다. 화면에 걸맞지 않은 큰 해상도를 적용하면 콘텐츠 종류에 따른 화질 저하나 글자를 제대로 보려 설정을 다시 해야 하는 불편함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풀HD는 14인치라는 화면 크기에 최적의 해상도다.

저장장치는 SSD다. SSD는 HDD보다 빠른 읽기 및 쓰기 속도를 지니고 있어 전반적인 PC 속도를 높여준다. 게다가 소음도 없고 발열이 적으며 외부 충격에 강하다. 다만 SSD가 HDD보다 비싼 게 흠이다. 그런 연유로 HDD처럼 대용량을 쓰기 어렵다.

그램 14는 128GB의 용량을 지원한다. 물론 256GB를 지원하는 모델도 있지만 넉넉한 공간은 아니다. 그램은 이를 보완하고자 마이크로SD 슬롯을 지원한다. 현재 마이크로SD는 최대 128GB 용량이 판매되고 있기에 128GB 모델 기준 저장 공간을 갑절로 만들 수 있다.

무선랜은 802.11ac 모듈(Intel Dual Band Wireless-AC 7260)을 쓴다. ‘기가 와이파이’라고 불리는 802.11ac 무선랜은 기존 802.11n 무선랜의 갑절에 해당하는 여덟 개의 공간적 스트림을 지원한다. 커버리지 역시 40%가량 높고 전력 소모량도 6분의 1 수준에 불과해 기존보다 최고 세 배 빠른 무선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차세대 와이파이 기술이다. 이 외에 블루투스4.0 모듈도 적용해 사용자에게 더욱 편리한 네트워크 환경을 제공한다.

전작에서 좋은 평을 얻었던 사용자 편의 기능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인터넷을 하거나 문서를 작성할 때 눈이 편하도록 파란 빛(블루라이팅)의 파장을 감소시키는 ‘리더 모드’나 커버를 열면 자동으로 PC가 켜지는 ‘오픈 부팅 기능’ 등 사용성을 고려한 다양한 기능이 적용됐다.

◇투박한 노트북PC는 가라

과거 노트북PC를 보고 있노라면 정말이지 투박하다. 바닥에는 온갖 구멍이 숭숭 뚫려있으며 색상 또한 칙칙함뿐이다. LG전자는 그런 노트북PC의 이미지를 180도 바꿨다. 엑스노트 시절부터 순백의 화이트 색상을 도입했으며 깔끔한 디자인과 접목해 화사함을 더했다.

그램 14 또한 화이트 색상을 사용한다. 미니멀리즘을 살려 군더더기 하나 없으며 바닥의 흉측했던 방열구는 모두 제거했다. 색상과 외형이 어울려 세련미를 한껏 뽐내고 있다. 한마디로 카페 등에서 당당하게 꺼내놓고 쓰고 싶은 노트북PC이다. 직접 제품을 보게 된다면 절로 욕심이 생기게 될 것이다.

하나 더 덧붙이자면 이번 신형 그램은 색상이 화이트, 블랙, 골드로 모두 세 가지다. 사용한 모델은 화이트지만 개인적으로는 골드 모델이 더 탐난다. 요즘 많은 전자 기기가 골드 색상을 채택하고 있는데 그램의 은은한 골드는 많은 이가 좋아할 것으로 보인다.

제품 크기는 324×225㎜로 전작 304×214㎜보다 약간 크다. 하지만 두께는 13.6㎜보다 약간 얇아진 13.4㎜다. 화면이 14인치로 커졌음에도 화면 주변부인 베젤 크기를 줄여 전체 제품 크기 증가는 최소한으로 했다. 그램 14의 베젤 두께는 좌우 각각 7.2㎜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 탓에 더 커진 화면으로 작업 환경은 좋아졌음에도 휴대성은 기존 모델과 비교해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터치앤리뷰]LG전자 울트라PC ‘그램 14’

◇고급 MP3 플레이어 부럽지 않다

그램 14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건 오디오다. 한 차원 높은 사운드를 전달하고자 영국 음향업체인 울프슨(Wolfson)의 고음질 DAC를 채택했다.

사운드 품질을 저하하는 요인으로는 압축과 잡음을 꼽을 수 있다. 이 중 잡음은 소리를 증폭할 때 주로 생기는데 오디오 증폭기가 외부 헤드폰을 구동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증폭기가 높은 SNR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SNR은 신호대 잡음비를 말한다. 높은 SNR을 지니고 있어야 소리를 증폭했을 때 잡음이 최소화된다. 그런 만큼 SNR이 높으면 오디오 품질이 높다고 말할 수 있으며 SNR이 낮으면 출력의 잡음이 많아 저품질이 된다.

그램 14의 SNR은 110㏈이다. 이는 고급 포터블 플레이어인 아이리버의 ‘아스텔앤컨 AK100’과 유사한 수준이다.

◇총평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이 활개 치는 세상이지만 여전히 노트북PC는 중요한 업무용 도구다. 아직은 스마트 기기가 노트북PC를 완전히 대신할 수는 없다. 이왕 노트북PC를 구매해야 한다면 한두 해 쓸 것도 아닌 탓에 성능, 디자인, 무게 등을 꼼꼼히 따질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LG전자의 그램 14는 눈여겨볼 제품이다. 980g의 가벼운 무게, 뛰어난 성능과 사용자 편의성, 세련된 디자인을 모두 갖춘 제품이다. 1㎏이 채 되지 않는 무게는 손에 들어 보면 얼마나 가벼운지 확실히 느낄 수 있으며 인텔의 신형 CPU는 부족함 없는 성능을 담보해 준다. 흔히 스마트폰을 패션 아이템이라고 말하곤 하는데 그램 또한 패션 아이템이라고 해도 부족함 없는 디자인을 지니고 있다. 직접 매장을 방문해 만져본다면 지갑을 열 수밖에 없는 매력적인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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