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새 출발

닷새 간의 설 연휴가 끝났다. 아무리 길어도 막상 지나고 나면 짧게 느껴지는 것이 연휴지만 그래도 예년에 비해 길었던 휴일 덕에 어느 정도 재충전은 된 듯하다.

설 연휴 중 정부도 새로운 출발을 준비했다. 연휴 직전 신임 국무총리가 취임했다. 청문회 절차가 남아있지만 통일부·국토교통부·해양수산부·금융위원회 4개 부처 장관(급) 인사도 이뤄졌다. ‘불통’ 논란으로 말 많았던 대통령 비서실장 교체 인사도 조만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상처뿐인 영광’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어렵게 취임한 총리를 비롯해 ‘금배지 내각’으로 불려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정치인 비중이 높은 새 내각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지만 지금으로서는 그들이 제 역할을 해주길 바랄뿐이다.

장관이 교체되지 않은 나머지 부처도 새로운 기분으로 다시 출발하는 분위기다. 지난 17일 개각을 앞두고 일찌감치 ‘소폭’이라는 단서가 붙었지만 간혹 개각 범위가 확대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올 때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왠지 꺼림칙한 기분을 느꼈던 탓이다.

지난 2년간 박근혜정부는 창조경제, 경제혁신을 내세우며 경제 활성화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정부가 목청껏 외친 것에 비해 국민의 체감효과는 크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 와중에 올 들어서는 연초부터 연말정산 소동으로 직장인의 분통을 터지게 하더니 분위기 전환을 꾀하기 위해 꺼낸 신임 총리 카드도 별 재미를 못 봤다.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취임 2주년을 맞는다. 통상적으로 집권 말기가 대선 정국으로 전환되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5년 임기의 절반을 지나 후반부로 접어드는 시점이다. 아직 절반이 남아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그간 까먹은 점수를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절반이다. 정부가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경제 활성화에 매진해야 하는 이유다. 또 한 번 머뭇거리기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