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희망 프로젝트]<417>디플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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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나라 경제가 많이 어렵다고 합니다. 하지만 “경제가 어렵다”는 말은 워낙 다양하게 해석되기 때문에 더 구체적인 용어로 표현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지금 경제 상황이 ‘디플레이션(Deflation)’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을 두고 찬반 논쟁이 있었는데요. 디플레이션은 과연 무엇이고 우리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개월 연속 0%대를 기록하며 디플레이션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하지만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금의 상황을 디스인플레이션으로 판단하고 디플레이션 우려는 없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개월 연속 0%대를 기록하며 디플레이션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하지만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금의 상황을 디스인플레이션으로 판단하고 디플레이션 우려는 없다고 설명했다.>

Q:디플레이션은 무엇인가요?

A:기획재정부의 시사경제용어에 따르면 디플레이션은 ‘물가수준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입니다. 또 다른 사전 정의를 살펴보면 ‘통화량 축소로 물가가 떨어지고 경제활동이 침체되는 현상’ 등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의미가 다소 어려워 보이지만 결국 디플레이션은 우리가 이용하는 제품과 서비스 가격이 계속 낮아지는 상태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특정 몇 종류의 제품 가격이 떨어지는 현상을 디플레이션으로 정의하지 않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올해 유난히 바다에서 고등어와 갈치가 많이 잡혀 두 종류의 생선 가격이 크게 떨어져도 이를 디플레이션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이용하는 제품과 서비스 가격이 전반적으로 떨어지는 경향을 보여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Q:그럼 디플레이션은 좋은 게 아닌가요?

A:제품과 서비스 가격이 떨어지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물론 좋은 일입니다. 같은 물건을 사는 데 돈이 적게 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경제 전체 상황을 고려하면 디플레이션은 결코 좋은 현상이 아닙니다.

초기에는 제품 가격이 떨어지면 소비자는 구매를 늘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면 오히려 구매를 늦춥니다. ‘조금 더 기다리면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심리 때문입니다. 물건을 만드는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투자 시기를 늦춰서 보다 낮은 비용으로 원료를 구입하려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소비와 투자는 계속 줄어들고 제품과 서비스 가격은 더 떨어지게 됩니다. 이런 현상은 부메랑처럼 돌아와 기업의 생산 감소로 이어지고, 기업은 돈을 덜 쓰기 위해 고용을 줄이거나 임금을 깎겠죠. 직업을 잃거나 월급을 적게 받은 근로자는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이 더욱 심각해지면 많은 기업과 개인은 파산에 이르게 됩니다.

Q:우리나라도 디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날 우려가 있나요?

A:전문가 의견이 서로 엇갈리는 만큼 정확한 판단은 어렵습니다. 디플레이션 우려가 있다는 주장의 근거에는 지속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있습니다.

작년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를 기록하며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졌습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작년 12월 소비자물가는 2013년 12월과 비교해 0.8% 올랐습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를 기록한 것은 2013년 10월 이후 처음입니다. 지난 1월에도 0%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기록해 우려는 더욱 커졌습니다.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4년 1월 대비 0.8% 올랐습니다.

작년 한 해 소비자물가는 2013년과 비교해 겨우 1.3% 올랐습니다. 2013년에도 1.3%의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0.8%를 기록한 199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하지만 정부는 지금의 상황을 디플레이션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합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우리 경제상황은 디플레이션이 아닌 디스인플레이션”이라고 말했습니다. 디스인플레이션은 물가가 오르지만 물가 상승률은 둔화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결국 제품과 서비스 가격이 오르는 추세가 약할 뿐 물가가 떨어지는 상황은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Q:기준금리를 낮추면 디플레이션을 막을 수 있나요?

A:디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면서 기준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기준금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매달 정하는 것으로 각종 금리의 기준이 됩니다. 기준금리를 낮추면 은행 이자가 떨어져 소비와 투자가 늘어나 디플레이션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준금리가 떨어질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한국은행은 작년 10월 15일 기준금리를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2.0%로 조정한 후 4개월째 동결하고 있습니다. 최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하며 “지금의 통화정책 기조가 실물경기 회복을 제약하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주최:전자신문 후원:교육부·한국교육학술정보원

◇‘디플레이션’ 게리 실링 지음, 모색 펴냄.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의 칼럼니스트인 게리 실링이 지난 수십 년동안의 경제 지표를 분석하고 사례연구를 수행해 완성한 책이다.

게리 실링은 이 책에서 기업인과 투자자 등 모든 사람이 디플레이션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디플레이션을 유발하는 14가지 징후를 제시한다. 냉전종식으로 세계 방위비 지출이 삭감되고 주요국 정부 지출과 적자가 축소되며 규제완화로 물가가 하락하는 현상 등을 디플레이션의 구체적 징후로 평가한다.

이와 함께 디플레이션에 대처하는 13가지 투자전략, 18가지 기업전략, 5가지 개인전략을 제안한다. 위험이 적은 채권 투자 전략과 기업의 시장 우위 전략까지 수록한 종합 경제지침서로 평가받는다.

◇‘디플레이션 속으로:성장 신화는 끝났다’ 홍성국 지음, 이콘 펴냄.

지난해 12월 KDB대우증권 사장으로 취임한 홍성국 대표가 투자분석부장으로 재직 중 저술한 책이다. 저성장, 만성 고실업 위기, 고령화 쇼크 등 한국 사회 전반의 위기와 세계사적 변화를 디플레이션 관점에서 종합 분석했다.

이 책은 경제 변화가 정치·사회·문화 등 모든 사회 구조를 변화시킨다는가정에서 출발한다. 과학 기술의 발달, 이데올로기 시대의 마감, 세계화, 자원 고갈과 환경 문제, 인구 감소와 고령화를 디플레이션 원인으로 지적한다.

저자는 디플레이션 환경에 적응하며 그동안의 상식이 새롭게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를 상시적 갈등구조, 무한 경쟁의 국제관계, 미국의 재해석, 자생적 사회주의 출현 가능성 등으로 나눠 고찰한다. 더불어 다양한 시각에서 디플레이션 충격을 완화할 대응책을 모색한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