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15]모든 것을 연결한 IoT, `상용화`만 남았다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5’에서 사물인터넷(IoT)은 ‘상용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개념 제시를 넘어 일상에 도움을 주는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으려는 경쟁이 뚜렷했다.

중국 업체 약진이 두드러졌지만 섬세한 완성도는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자동차 IoT 솔루션을 전시한 업체가 많아 향후 이 분야가 IoT 경쟁 핵심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IoT가 진짜 성공하려면 다양한 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IoT, 상용화를 선점하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통신 3사와 LG전자 등 국내 업체는 상용화를 겨냥한 IoT 제품과 서비스를 대거 선보였다.

KT는 코웨이와 협력해 IoT 기반 ‘스마트 홈 케어’ 사업을 공동 추진한다. 당장 연내 고객별 맞춤 공기질 분석서비스가 가능한 공기청정기를 출시한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1100여 가정에서 수집한 구체적 공기질 측정자료가 밑바탕이다. 향후 정수기와 비데 등 생활가전 전반으로 보폭을 넓히기로 했다.

‘라이프웨어’라는 이름으로 스마트밴드, 스마트히어링 에이드 등 다양한 IoT 기기를 대거 전시한 SK텔레콤은 자체 IoT 플랫폼 ‘뫼비우스’를 5월 상용화하기로 했다. 기기 한두 개를 내놓는 게 아니라 아예 IoT 기기를 한곳에 모으는 구심점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2분기 라이프웨어를 하나로 묶는 자체 브랜드도 내놓기로 하면서 치밀한 시장공략을 예고했다.

LG유플러스는 ‘해외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를 ‘제2 도약의 해’로 삼고 해외진출을 적극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4일 카타르 1위 이통사 오레두와 손잡고 현지에 ‘홈CCTV 맘카’ 등 홈IoT 단말을 수출하기로 했다. 지난달 말에는 차량용 미러링 서비스 ‘카링크’ 수출에 성공했다.

LG전자는 세계 최초로 롱텀에벌루션(LTE) 통신모듈을 탑재한 스마트워치 ‘LG워치 어베인 LTE’를 4월 초 한국에서 가장 먼저 출시한다. MWC 2015에 출시된 수많은 스마트워치 가운데 단연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 제품이 시장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둘지 관심이 쏠린다.

중국 업체가 다양한 IoT, 웨어러블 기기를 쏟아내고 있지만 완성도는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국내 한 통신사 임원은 “중국 업체는 우리나라에서 1년 전에 나온 제품을 만들고 있는 사례가 많다”면서 “디자인이나 사용자경험(UX) 측면에서도 왜 그렇게 했는지 납득하기 어려운 제품이 많았다”고 말했다.

◇통신·IT 기업 자동차에 ‘군침’

자동차와 통신관련 전문 업체가 단독 또는 협력해 선보인 자동차용 IoT, 즉 IoV(Internet of Vehicle)가 홈IoT, 웨어러블 기기와 더불어 IoT 한 축을 이뤘다.

보다폰과 AT&T, 차이나모바일, 액센추어, 포드, 오라클, 퀄컴, T모바일 등이 IoV를 선보인 주요 업체다. 포드를 제외하고 모두 통신이나 IT 기업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퀄컴은 자체 IoV 시스템을 공개하면서 고급차 브랜드 마세라티와 협력해 더욱 주목받았다. 퀄컴 ‘스냅드래곤 오토모티브 솔루션’은 3세대(G)와 LTE 통신, 와이파이를 지원하면서 △멀티터치 스크린 △스트리밍 서비스 △모바일 기기 연동 △무선충전 △3D 내비게이션 △e호라이즌 등 다양한 서비스로 운전의 즐거움과 편의는 물론이고 안전까지 제공하겠다는 포부다.

AT&T는 무려 자동차 세 대를 전시하면서까지 자사 IoV 플랫폼을 알리는 데 공을 들였다. 자율주행자동차용 커넥티드카 시스템을 개발하려 지난해 1월 미국 애틀랜타에 건립한 ‘AT&T 드라이브 스튜디오’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전시부스가 주목을 끌었다. 특히 커넥티드카 플랫폼과 가정방범, 자동차 서비스를 하나로 묶은 ‘AT&T 디지털 라이프’를 제시하면서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줬다.

◇IoT가 갈 길은...결국 ‘성공사례’ 나와야

IoT가 과거 이름만 요란할 뿐 결국은 사장돼버린 정보통신기술(ICT)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결국 ‘성공사례’를 만드는 수밖에 없다는 데 전문가는 의견 일치를 보였다. 편의성이 약간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추가 비용을 아까워하지 않을 정도로 큰 만족감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박철순 SK텔레콤 컨버전스사업본부장은 “IoT 시장은 초기 여러 제품이 조금씩 팔리는 ‘롱테일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빅플레이어, 빅아이템이 나와 시장을 평정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여기서 승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오디오나 비디오, 스마트워치 등이 IoT 분야 메이저 영역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아무래도 IoT 사업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제조사가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그러나 통신사의 방대한 기존고객이 경쟁력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협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비에르 마르티네스 리벨리움 부사장 역시 “물 관리를 하는데 기존에 500만유로가 사용됐는데 IoT를 활용해 10%만 비용을 줄인다고 해도 고객에게는 큰 이익이 된다”면서 “이처럼 IoT를 사용해 고객에게 큰 혜택이 돌아갈 때 IoT 산업이 활성화된다”고 말했다.

IoT 사업에 뛰어드는 많은 업체, 특히 중소기업이 막연한 아이디어보다는 분명한 근거를 축적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동현 코웨이 대표는 “IoT가 접목된 공기청정기를 준비하려 지난 1년간 1300여 가정에서 월평균 200억건의 자료를 수집해 분석하고 있다”면서 “세계적으로도 이렇게 데이터를 축적하는 업체가 없기 때문에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 진출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