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 우주강국으로 가는 길

[데스크라인] 우주강국으로 가는 길

2008년 4월 6일. 한국인 첫 우주인 이소연 박사가 우주상공에 올랐던 날이다. 2주 뒤면 7주년이다.

이소연 박사를 싣고 우주로 향했던 유인우주선 ‘소유스 TMA-12’의 감동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파란 하늘에 흰색 연기를 뿜어대며 올라가는 우주선은 감동 그 자체였다. 당시 사업을 책임졌던 백홍열 전 항공우주연구원장은 눈물을 펑펑 쏟았다. 자리에 함께했던 홍창선 전 국회의원 눈에도 이슬이 맺혔다. 발사장면을 TV로 지켜보던 온 국민은 열광했다.

러시아는 1인당 국민소득이 2014년 기준 1만 4216달러에 불과하다. 세계 57위다. 미국이 5만 4979달러니 비교할 바가 아니다.

그러나 우주개발 역사를 들여다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1957년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 올렸다.

인간을 우주로 처음 쏘아 올린 것도 러시아다. 유리 가가린은 지금으로부터 54년 전인 1961년 4월 12일 우주선 보스토크(Vostok)에 몸을 싣고 우주궤도를 한 시간 30분 동안 돌다 돌아왔다.

최초의 우주정거장 살류트 1호도 러시아가 만들었다. 미국은 2년 뒤인 1973년 우주정거장 스카이랩(Skylab)을 발사했다. 세 번째 우주정거장은 1986년 2월 20일에 발사된 러시아 미르(Mir)다.

지금은 국제우주정거장(ISS)이 만들어져 운용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러시아, 일본, 캐나다, 유럽우주국 소속 11개 회원국 등 총 16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미세중력이나, 고순도 약품개발, 우주과학, 지구과학, 상업적 상품 등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소연 박사가 보름간 다녀온 곳이 바로 이 ISS다. ISS에서 이소연 박사는 18가지 기초 및 교육과학 실험을 수행했다. 우주식품이나 우주저울 등이 들어 있다.

러시아가 미국, 중국과 함께 강국으로 군림할 수 있었던 것은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 덕이다. 올해도 3조루블(약 112조원)가량을 투입할 계획이다. 국내총생산(GDP)의 3%다.

러시아는 생물학·화학·수학 등 기초순수과학 분야와 우주공학·생물공학·화학공학 등 일부 첨단 분야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우리나라 최초 실용위성 아리랑 1호는 1999년 미국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토러스 발사체로 발사됐다. 러시아에 비해 42년 뒤떨어졌다. 1992년 올라간 우리별과 비교해도 35년차가 난다.

국내 위성 기술 자립도 수준을 보면, 미국을 기준으로 다목적 위성 시스템은 83%, 탑재체는 43%에 불과하다. 과학위성은 좀 나은 편이지만 정지궤도위성 천리안은 부문별로 44~77%다.

우리나라가 현재 운용 중인 위성은 민간을 포함해 모두 8개다. 과학기술위성 3호와 아리랑 2, 3, 5호, 천리안, 무궁화5호, 올레1호, 한별위성 등이다. 미, 일, 유럽, 러시아 등의 수백 개에 비하면 길길이 멀다.

오는 26일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3A가 몇 번의 연기 끝에 러시아 야스니에서 발사체 드네프르에 실려 우주상공을 향한다. 아리랑 3A는 적외선 센서로 야간 촬영이 가능하다. 우리나라도 전천후로 지구를 관측할 수 있게 됐다.

우주를 향한 대한민국 꿈은 이제 시작이다.

“국민 1인당 10달러 수준으로만 투자하면 우주산업 기반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김승조 전 항공우주연구원장 얘기를 되새겨볼 만하다.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2만8738달러다. 1인당 10달러면 1조원이다.

박희범 전국취재팀장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