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망, 지역별 통합발주로…내달 6일 ISP 종료보고회

국가재난안전통신망(이하 재난망) 시범사업 발주 방식이 지역별 통합발주로 정해졌다. 중앙 관제센터와 평창, 강릉·정선 등 두 지역으로 나눠 같은 날 동시에 발주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한 사업자(컨소시엄)가 두 사업을 모두 수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국가재난안전통신망(이하 재난망) 발주 방식이 지역별 통합발주로 정해졌다. 중앙 관제센터와 평창, 강릉·정선 등 두 개 지역으로 나눠 같은 날 두 사업을 동시에 발주하는 방식이다. 재난망 구축사업 홈페이지인 세이프넷 화면.
국가재난안전통신망(이하 재난망) 발주 방식이 지역별 통합발주로 정해졌다. 중앙 관제센터와 평창, 강릉·정선 등 두 개 지역으로 나눠 같은 날 두 사업을 동시에 발주하는 방식이다. 재난망 구축사업 홈페이지인 세이프넷 화면.

정부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차관회의에서 재난망 구축 세부추진계획을 논의했다. 최대 관심사인 시범사업 발주 방식은 지역을 나눠 두 개 사업을 발주키로 했다. 중앙 관제센터와 평창 등 1지역은 센터와 기지국, 단말기를 통합 발주한다. 강릉과 정선 등 2지역은 기지국과 단말기만 발주한다.

당초 국민안전처는 경쟁을 통해 1, 2위 사업자를 선정하고 1위 업체에 1지역을, 2위 업체에 2지역을 할당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복수입찰을 주장한 조달청 의견이 반영됐다. 현재로서는 ‘한 사업자가 두 곳 모두 입찰에 응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 없기 때문에 1, 2 지역을 한 사업자가 독식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우에 따라선 한 사업자가 사업을 모두 수주할 수 있어 이슈가 됐다”며 “업계 자율에 맡겨보자는 게 안전처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한 사업자가 두 사업을 독식할 가능성은 그리 커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1지역에는 약 350억원, 2지역에 60억~70억원이 투자될 전망이다. 전체 단말기 수는 약 2500개다. 기지국은 지난해 예상했던 344개에서 대폭 줄어든 205개가 설치된다. 안전처는 통신장비업체 4곳의 기지국을 기반으로 서울, 김포, 강화, 강릉 등에서 전파를 실측해 기지국 수를 산출했다. 강원도 지역 특성상 205개로는 음영 지역이 많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안전처는 차관회의 결과를 다음 주 열릴 국무회의에서 보고한다. 이후 4월6일 오후 3시 정부서울청사 국제회의실에서 ‘ISP 사업종료 보고회’가 열린다. 4월10일께 조달청에 규격서를 제출하고 2주 후 제안요청서(RFP) 공지, 6월10일께 입찰을 마감한다. 업체 선정은 이르면 6월 중순 마무리한다.

안전처는 차관회의에 앞서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재난망 사업 홈페이지(safenet.or.kr)에서 전자공청회를 진행했다. 시범사업에 쓰일 장비 기능과 규격 등 상세 요구사항을 공개했다. 의견을 수렴해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최종 수정·보완할 계획이다.

장비 규격이 공개되자 통신사와 장비·단말 제조사는 당황스럽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 달 전 공청회 때 공개된 내용과 크게 달라진 게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학계와 산업계가 요구했던 사항이 거의 반영되지 않았고 초기 버전 그대로라는 지적이 나왔다. 해당 내용을 기반으로 시범사업 규격공고가 나오기 때문에 우려가 더 커졌다.

업계는 단말 운용체계(OS)를 명확히 해달라고 주문해왔다. 상세 요구사항에는 한 달 전과 같이 단말 OS를 롤리팝과 킷캣 두 가지로 제시하고 업그레이드 시 무상 업그레이드를 주문했다. 롤리팝은 최신 안드로이드 OS지만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OS는 킷캣이다. 향후 롤리팝 업그레이드 요구가 있으면 중소 단말 제조사에는 큰 비용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직접통화(D2D) 기능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아직 국제 표준화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범사업에서는 제외하자는 의견이 많았다. 안전처는 상세 요구사항에 D2D 기능을 포함했다. 비표준 기반으로 기술을 개발한 특정 업체에만 유리할 것으로 우려됐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