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칼럼]문화산업의 반도체는 무엇인가?

[콘텐츠칼럼]문화산업의 반도체는 무엇인가?

싸이는 그의 강남스타일을 만들면서 민족의 원형질 속에 있는 음악적 가치와 신명을 추출해냈다. 4분의 4박자와 전통춤의 엇박자에 의한 재미의 요소를 결합해 말춤을 만들었다. 그것은 한 순간에 미국대중음악시장과 세계인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독특한 리듬감과 신나는 음악, 코믹한 뮤직 비디오가 어울리면서 걸 그룹에 이어 적시에 음악계를 강타했다. 강력한 전자음의 반복 리듬감과 중독성 강한 멜로디가 한류의 혁명적인 확산을 가져왔다. 그는 철저히 한국적인 가치와 콘텐츠로부터 아이디어와 주제를 잡았다. 이에 당대의 첨단기술과 음향 영상을 십분 활용하였으며 목표시장을 정하고 그들의 선호를 결합해 융합적인 작품으로 재창조했다. 아울러 가장 빠르고 동시다발적인 음악전파수단인 유튜브와 아이튠즈 그리고 페이스북은 그의 흥겨운 가락을 일거에 세계로 확산시켰다. 보아가 10년간 일구어낸 음악적인 유행을 싸이는 1년 안에 해낸 셈이 됐다. 양질의 콘텐츠를 기반으로 흥겨움과 인류 보편적인 공감을 이끌어내는 가치가 담긴 음악작품이라면 대흥행이 가능함을 입증했다.

한국의 콘텐츠 산업은 2014년말 현재 매출이 94조원을 넘었다. 수출은 54.1억달러에 일자리는 63만명을 차지한다. 그러나 세계콘텐츠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점유율은 아직도 2.7%에 불과하며 절대순위로는 7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이 30.4%로 1위, 일본이 11.7%로서 2위를 차지하고 그 뒤를 중국 독일 영국 프랑스가 잇고 있다. 물론 이러한 순위도 대견하다고 하면 그만일지 모르나 결코 우리가 이 순위에 만족할 수도 없다. 현재 시장점유율에 안주할 수는 더더욱 없는 일이다. 아울러 거대한 중국의 도전에 인재유출 인수합병의 위기감을 호소하는 것이 콘텐츠 업계의 실정이기도 하다.

오늘날 한국산 스마트폰의 세계적인 진출의 역사를 일구어낸 삼성그룹 창업자 고 이병철 회장은 오랜 심사숙고 끝에 1982년 9월에 반도체 산업의 착수를 선포했다. 그 이래 30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대한민국은 반도체를 기반으로 전자산업의 대 도약을 일구어냈다. 한국의 오늘의 IT강국의 기반을 만든 것이 반도체산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4년에는 어닝쇼크를 경험하면서 부단한 기술혁신과 새로운 콘텐츠와 아이디어를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우리에게 문화산업의 미래는 무엇인가. 문화산업의 반도체는 무엇인가. 단언컨대 우리민족의 문화예술적인 유산을 포함한 문화자원이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에게는 역사시대만 하더라도 2000년이 넘는다. 우리나라 삼천리 방방곡곡 강토와 산하에는 그 방대하고 깊은 역사와 문화가 켜켜이 쌓여있으며 이야기와 유적과 유물이 삶의 현장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지난해 제정 발효된 문화기본법에서는 제9조에서 ‘문화자원의 개발과 활용’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로 규정했다. 문화자원으로부터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가치의 창출과 이의 활용을 명시하고 있는 것이다. 문화자원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며 정책당국은 물론이요, 산업적 가치의 창출을 위한 뜻있는 기업의 관심과 연구와 적용을 적극 고려해야 하는 이유이다.

우리의 가장 소중한 자원은 인적자원이다. 세계 최고의 대학진학율을 지닌 우리의 교육열을 기반으로 청년들의 열정과 순수함과 적극성을 마음껏 꽃피우게 하는 방안을 ‘문화자원의 광맥’을 캐내는 일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지역마다 창조적인 문화기획가를 양성하고 그들이 우리 문화의 원형질을 찾아낸다. 이를 첨단기술과 디자인과 상상력으로 재창조하며 신명과 끼로써 새로운 재미와 가치를 만들어내면서 문화산업은 세계를 선도하여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 가운데 속도와 적시성이 맞아떨어져야 한다. 우리는 빨리빨리 할 수도 있고, 한다면 하는 결단력과 금모으기 운동에서 보여준 위기마다 단합하는 민족적인 응집력도 지니고 있다. 이러한 국민적 강점을 문화산업의 도약을 위해 모았으면 한다. 우리 젊은이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그들이 마음껏 밤새워 연구해도 지치지 않을 동인을 불어넣어주자. 지금은 그들이 세계를 향해 열린 도전을 하게끔 정책지원과 격려가 필요한 때다.

박광무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 kmoopete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