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핫이슈]점점 강해지는 황사에 한반도 몸살

따뜻한 봄과 함께 봄꽃이 만개했다. 벚꽃 명소인 여의도는 봄꽃 축제가 시작됐다. 하지만 봄꽃 사이로 나타나는 황사와 미세먼지가 나들이 길을 주춤하게 한다. 예년 같으면 봄꽃이 만개할 무렵 황사가 사라졌지만 올해는 되레 슈퍼황사가 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제공=NASA
사진제공=NASA

지난달 서울에는 2001년 이후 가장 많은 황사가 발생했다. 서울 황사 발생일수는 8일로 평년 1.9일보다 6.1일이나 많았다. 1908년 이후로 역대 가장 많은 3월 황사일수를 기록한 2001년(11일)에 이어 두 번째 기록이다. 전국적으로도 3월 황사 발생일수는 5.6일로 평년 1.8일보다 3.8일 많았다. 1973년 이후 3위 기록이다.

◇중국 사막화로 잦아지는 황사

기상청은 지난달 황사가 많이 발생한 원인으로 네이멍구(내몽골) 고원 건조한 날씨를 꼽았다. 황사 발원지인 네이멍구 고원이 매우 건조하면서 발생한 황사가 북서풍을 타고 우리나라에 유입됐다는 설명이다.

지난 겨울동안 주요 황사 발원지인 몽골 및 중국 북부지역 눈 덮임이 평년보다 적었고 2월에 고온 건조한 상태가 지속됐다. 건조한 상황에서 중국 북부지방 저기압에 동반된 강한 바람에 의해 황사가 발원하기 좋은 조건이 됐다. 발생한 황사는 북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왔고 우리나라에 위치한 고기압 하강기류로 인해 황사가 정체돼 짙은 황사로 나타났다.

문제는 황사 발원지인 중국의 사막화가 갈수록 심각해진다는 데 있다. 최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홈페이지에서 몽골 고원 호수가 말라가는 사진과 연구논문을 소개했다. 논문은 NASA 인공위성 사진을 이용해 연구한 것으로 호수가 사라져가는 상황과 원인을 분석했다.

대표적 사례로 소개한 곳은 러시아 국경과 가까운 네이멍구 북부 신카이 호수다. 2001년까지 풍부한 수량을 보유했던 신카이 호수는 2004년에는 절반 이하로 줄었고 2006년 완전히 말라버렸다.

이 같은 상황은 네이멍구 전역에서 일어난다. 몽골과 네이멍구 면적 1㎢가 넘는 호수는 1980년대 785개에서 2010년 577개로 줄었다.

호수가 사라지고 사막화가 빨라지는 것은 기온 상승과 강수량 감소 등 자연적 요인도 있지만 광산 확대 등 인위적 요인도 크게 작용했다. 실제로 급성장하는 중국 경제를 뒷받침하고자 내몽골 지역 석탄 광산은 2000년 156개에서 2010년에는 865개로 증가했다.

◇강화하는 황사 감시

중국과 몽골의 사막화가 진전되면서 갈수록 황사가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사막화가 동아시아의 재앙이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우리나라는 중국에서 발생하는 황사를 피할 수 없는 만큼 황사 감시와 대응에 힘을 쏟고 있다.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만큼 정부도 적극적이다.

기상청은 최근 강릉원주대, 광주과학기술원, 국립환경과학원, 서울대,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등 여덟 기관과 함께 ‘한반도 에어로졸 라이다(aerosol lidar) 관측 자료 통합 활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약에 따라 4월부터 실시간으로 관측 자료를 공유하는 에어로졸 라이다 관측 자료 통합 관리 시스템을 마련하고 황사와 미세먼지 예보 정확도를 높일 계획이다.

에어로졸은 대기 중에 부유하는 구름과 강수를 제외한 고체상, 액체상 물질을 뜻한다. 에어로졸 라이다는 레이저빔을 대기 중으로 발사해 먼지 등에 의해 산란돼 오는 신호를 분석함으로써 황사나 미세먼지, 화산재 등 분포를 탐지하는 장비다. 레이저 빔 발사 후 수신되기까지 시간을 계산해 목표물 고도를 계산하고, 되돌아오는 신호 세기와 편광도, 파장별 신호비 등을 측정해 황사, 미세먼지, 연무 등 고도별 특성을 산출한다.

이전까지는 황사나 미세먼지 등과 같은 에어로졸 첨단 관측 자료가 국내 각 기관에 흩어져 있어 국민에게 신속한 자료 제공이 어려웠다. 정부기관, 대학, 연구기관 등이 각각 운영함에 따라 비용이 낭비되는 측면도 있었다.

통합 네트워크를 이용해 관측 자료를 공동 활용키로 하면서 예보 정확도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황사 대응수칙 지켜야

황사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개인 건강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공식 대응책으로는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황사 대비 건강수칙’을 따르면 된다.

우선 기상정보에 귀를 기울여 황사 예보 및 특보상황을 확인해야 한다. TV나 라디오, 인터넷에서 일기예보를 확인할 수 있고 기상청 홈페이지나 전화 131에서도 알 수 있다.

황사가 발생하면 야외활동이나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 특히 황사에 취약한 호흡기질환자(천식, 만성기관지염 등), 노약자, 어린이는 외출을 삼가야 한다. 부득이하게 외출할 때는 황사방지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긴소매 의복과 보호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것보다 선글라스나 안경을 권장한다. 또 야외에서 음식과 음료를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실내에서는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창문과 문을 꼭 닫아야 한다. 청소를 자주하고 물걸레로 닦아주는 것도 필요하다. 실내 습도는 40~50%를 유지하면 좋다. 단 황사가 약해진 뒤에는 실내공기를 꼭 환기해줘야 한다. 계속 문을 닫고 있으면 실내 공기가 더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위생도 철저히 해야 한다.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외출 후에는 옷·신발·가방 등을 털어줘야 한다. 손과 얼굴 등 노출부위를 깨끗이 씻고 양치질도 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의료기관에서도 황사 예·특보 발령 시 창문과 환기구 등 시설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황사에 민감한 천식 등 호흡기질환자 보호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