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열 사람 한 도둑 못 잡는다

[관망경]열 사람 한 도둑 못 잡는다

‘열 사람 한 도둑 못 잡는다’는 옛말이 있다.

조직적, 지능적으로 작정을 하면 막기 어렵다는 의미다. 불가항력이라는 뜻이다. 반대로 사전에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당한다는 경각심을 일깨우는 뜻으로도 쓰인다.

이동통신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 시행된 지 반년이 지났지만 불법 지원금이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 페이백 등 불법 지원금을 지칭하는 표현도 ‘표인봉’에서 만두, 라면, 별사탕, 도넛, 배추, 휴지 등으로 다양해졌다.

불법이 자행되는 것도 문제지만 소비자 피해 사례가 속출한다. 건전한 단말기 유통 구조 확립에도 어긋난다. 문제가 심각하다.

단통법 시행 이전부터 불법 지원금을 단속하고 있지만 발본색원하지 못하고 있다. 불법 지원금 지급이 갈수록 은밀하고 교묘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방치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단속하지 않으면 성행할 게 불을 보듯 뻔하고, 피해는 선의의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단통법 존립 여부도 장담할 수 없다.

소비자가 방송통신위원회가 발족한 ‘단말기유통조사단’에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단말기유통조사단은 경찰 인력을 포함, 총 10명으로 꾸려졌다. 소비자는 열 사람이 한 도둑 못 잡는다는 옛말이 틀렸다는 것을 방통위가 증명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렇다고 다수의 소비자가 바라는 게 단속과 처벌만은 아니다.

진정 바라는 건 차제에 단말기 유통 시장에서만이라도 투명성의 가치를 제대로 높여 달라는 것이다.

방통위가 중시할 게 무엇인지 분명한 만큼 항상 기억하기 바란다. 단말기 유통 구조를 건전화하고, 단통법을 안착시키는 시발점이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