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헤지펀드, 삼성물산 합병에 딴지...삼성물산 "과정상 문제 없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지니먼트가 삼성물산 지분을 7.12%로 늘리며 제일모직과 합병에 제동을 걸었다. 합병 조건이 공정하지 않다는 이유를 전면에 내걸었지만 시세 차익을 노린 전략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삼성물산 지분 7.12%(1천112만5천927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4일 공시했다.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경영 참가 목적에서 삼성물산 주식을 취득했다고 설명했다.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합병 계획상 삼성물산 가치를 과소평가했고 합병 조건 또한 공정하지 않아 삼성물산 주주의 이익에 반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엘리엇 매니지먼트 측의 반대로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 관측이다.

지분 7%로 합병 결의를 무산시킬 가능성이 작고 삼성측이 대응에 나서면 합병결의안이 통과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오히려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주식 인수를 시장에 알려 주가를 올려 차익을 실현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삼성물산은 이날 “합병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왔다. 배포한 자료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추진은 회사 미래가치를 제고해 주주가치를 높이는데 있다”면서 “양사간 합병 비율은 자본시장법 상 규정에 따라 결정된 것으로 시장이 현재 평가한 기준으로 합병비율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주총에서 엘리엇 측이 반대권을 행사하려면 상당수 주주 동의를 이끌어내야 하는데 쉽지 않아 보인다”며 “회사도 상황을 보면서 대응 수위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