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칼럼]미국 모바일게임에 대한 대표적 오해 세 가지

조현선 키야트게임즈 대표
조현선 키야트게임즈 대표

시장조사기관 뉴주에 따르면 2014년 기준 북미 모바일게임 시장의 규모는 약 37억달러로 2017년 약 5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미 중에서도 미국은 글로벌 모바일게임 시장을 대표하는 곳이긴 하지만 의외로 자료나 정보가 없다. 그렇다 보니 미국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많은 게임 개발사들로부터 문의를 자주 받는다.

예를 들면 “어떤 게임이 잘되나요?” “한국형 RPG가 성공할 수 있을까요?” “퍼블리싱 계약 조건은 어떻게 되나요?” 등이다. 얼마나 절실하면 저런 단도직입적인 질문을 할까 싶지만 한편으로는 다소 황당한 느낌이 든다.

미국에서 어떤 게임들이 잘 되는지는 매우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플랫폼별로 각 시장의 인기 순위, 매출 순위가 공개돼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면 간단하게 미리 살펴볼 수 있다.

계약 조건은 △게임 완성도 △장르 △콘텐츠 양 △타깃 시장 규모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게다가 게임도 보여 주지 않고 계약 조건부터 알려달라는 것은 글로벌 비즈니스상 대단한 실례다.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분들을 만나다 보면 몇 가지 잘못된 생각들을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다.

첫째로 “미국 시장에 직접 서비스하고 싶다”가 대표적인데 다른 시장에 비해 미국 시장은 유독 직접 진출에 욕심을 내는 회사가 많다. 아마도 영어에 대한 거부감이 적고 성공 시 큰 보상이 따른다는 이 점이 커서 일 것이다.

나는 미국 시장에서 8년 넘게 게임 퍼블리싱 사업을 전개 중이다. 미국 시장 진출이 비단 영어만 한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고 해외 시장에 서비스를 내놓고 성공의 길로 들어선다는 것이 얼마나 복잡하고 어려운 일인지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현지인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문화코드와 감성이 있고 현지인이라고 해도 경험, 능력, 네트워크 등이 없으면 비즈니스라는 게 잘되기는커녕 시작하기도 쉽지 않다.

둘째, 대표적 오해는 미국 시장 매출 목표를 한국보다 크게 세운다는 것이다. 시장 규모로는 중국과 세계 1, 2위를 다투고 한국 시장보다 몇 배 크니 “게임 매출 규모나 이용자 수도 그만큼 많겠지” 하는 기대는 절대 금물이다.

시장이 큰 만큼 경쟁도 치열하고 시간도 오래 걸려 가시적인 성과를 단기간에 기대하기 오히려 힘들다.

다만 시장이 크고 다양하다 보니 틈새시장도 의미가 있고 롱테일이 가능한 시장이기 때문에 오히려 대상만 잘 공략하면 실속 있는 성과로 노하우를 쌓을 수 있다.

셋째, 미국 모바일 게임 시장이 국내보다 더 발전됐다는 것도 대표적 오해다. 모바일 게임 시대는 동서양 모두 비슷하게 시작됐지만 게임 콘텐츠로 본다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이 몇 십 년 앞선 시장이다.

미국에서 온라인게임 시장은 2006년 전후로 시작됐지만 대중화되지 못했고 게임 콘텐츠나 비즈니스 이해도는 아직 아시아 회사들이 앞섰고 노하우도 많다. 특히 게임 과금 모델이나 퍼블리싱, e스포츠는 아시아가 먼저 시작했고 훨씬 발전된 형태와 경험자도 많다.

현재 한국 게임들이 미국에 그대로 진출한다면 오히려 사용자는 게임 방식이 너무 어렵거나 복잡하다는 이유로 게임을 삭제하거나 더 이상 이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특히 한국 게임 사용자들은 워낙 여러 가지 게임 방식에 익숙해서 튜토리얼이 필요 없는 일이 많은데 미국에 진출할 때는 아무리 쉬운 게임이라도 튜토리얼은 필수다.

최근에 몇몇 한국 게임들이 미국 시장에서 굉장히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고무적인 현상이다. 한국인이 한국에서 게임 서비스를 하는 것도 쉽지는 않은데 하물며 멀고도 다른 나라에서 문화적 배경이 생소한 콘텐츠를 서비스하고 성공시킨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들의 성공 뒤에 필연적으로 존재하는 오랜 기간 현지 경험과 눈높이, 수도 없는 실패에서 얻은 노하우와 뚝심이 있었다는 것을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 된다.

조현선 키야트게임즈 대표=sun@kiyatga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