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한류기획단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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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망경]한류기획단에 거는 기대

대학생이던 2008년 봄, 도쿄에서 유학 생활을 했다. 수시로 열차를 타고 명소를 찾아다니는 재미에 젖었지만, 숙소에 삼삼오오 모여 일본 방송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한류를 실감했다. 한국 연예인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드라마, 광고 등 장르를 불문하고 활발하게 활약했다.

그러던 중 혐한류를 다룬 시사 프로그램을 봤다. 보도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한류를 극단적으로 혐오하는 일본인과 그들의 활동이 소개됐다. 과거 일본과 전쟁을 벌였던 중국마저 “일본보다 한국이 싫다”는 답변이 많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방송이 오히려 혐한류를 부추기는 듯 해 상황이 심각함을 알 수 있었다.

혐한류는 결코 최근 일이 아니다. 어쩌면 한류가 시작한 시점부터 생겨났다는 분석이 맞다. 하지만 한 번 탄력을 받은 한류는 뒤를 돌아볼 겨를 없이 뻗어나갔다. 그리고 몇 년 지나지 않아 한계에 부딪혔다. 일본에서만이 아니다. 중국, 동남아 등지에서도 혐한류는 이미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확산됐다.

최근 발족한 한류기획단에 기대가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미 변곡점에 다다른 한류는 획기적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류기획단은 업종 간 융합을 바탕으로 새로운 한류를 조성할 계획이다. 한류 확산 방식도 차별화했다. 종전과 달리 일방향 수출이 아닌 소통을 바탕으로 공감대를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갈 길은 멀다. 업종 간, 정부와 기업 간 융합부터 쉽지 않다. 새로운 한류에 고민도 더 필요하다. ‘소통하는 한류’라는 방향은 잡았지만 세부 전략은 없다. 차별화한 사업계획도 보이지 않는다.

한류기획단에 대한 세간 기대는 높다. 제2, 제3의 한류 몰이를 주도할 컨트롤타워기 때문이다. 단기 흥행과 수익에 집착하지 않고 세계인 마음을 열 수 있는 수준 높은 전략을 기대한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