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온고지신] 오희목 한국조류학회장 "녹조관리 통합적·시스템적 접근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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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의 짙은 푸르름과 한낮 무더위로 여름이 성큼 다가왔음을 실감한다.

식물이 여름철에 왕성하게 생장을 이루는 것과 마찬가지로 수중 조류(藻類)도 광합성 생물로서 식물과 같은 계절적 생장 변화를 보인다.

[사이언스 온고지신] 오희목 한국조류학회장 "녹조관리 통합적·시스템적 접근 필요"

수온이 높고 광량이 풍부한 조건에서 수중 영양염류 농도가 높으면 특정 조류가 왕성하게 생장해 녹조(綠潮, green-tide) 또는 수화(水華, algal bloom)를 형성하게 된다.

매년 발생하는 녹조는 국가 차원의 환경 현안으로 등장했다. 슬기로운 해결방안이 요구된다.

전 세계적으로 인구증가 및 산업화로 인·질소 등 영양염류 방출 증가,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 및 지구온난화로 인한 수온 상승 등으로 녹조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일례로 1980년대 이후 잠잠했던 미국 오대호 가운데 하나인 이리호는 2011년부터 녹조발생이 빈번하다. 중국 3대 담수호 중 하나인 태호는 2007년 녹조 대량 발생으로 식수공급이 중단되는 사회적 혼란을 겪은 바 있다.

녹조 발생을 근본적으로 억제하기 위해서는 강이나 호수로 유입되는 인을 줄여야 하나, 최근에는 질소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를 위해 하·폐수장 방류수 관리, 비점오염원 관리, 호소 내 영양염류 처리 등 다양한 기술이 적용된다.

하지만 어느 1~2개 단편적 기술로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 조류 발생 단계별로 최적 처리기술을 선정하고 남조류 생리·생태적 특성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기술을 아우르는 통합 적용이 중요하다.

녹조 발생이 빈번한 대청호에서는 지난해 15년 만에 조류예보제 발령이 없었다. 이는 봄, 여름철 적은 강수량, 가을철 큰 기온일교차 등 기상이변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조류 대량증식은 기본적으로 과량 영양염류에 따른 것이지만 수온, 강수량 등 기상조건에 따라 크게 변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수질, 수리·수문학적 특성, 기상특성 등 녹조 발생 제반 환경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녹조 발생 예측 및 관리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6~7월 장마, 8월부터 무더위와 함께 녹조가 번성하고 10월까지 이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근래에는 강우양상, 기온 등이 예년과 다른 기상이변을 자주 보이면서 녹조 발생 정도와 시기 예측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

녹조 발생 불규칙성, 식수원에 미치는 중요성, 국민 보건, 위생과 관련된 문제해결 시급성 등을 고려할 때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체계적·시스템적 대응 방안이 도출되고 실행돼야 한다.

녹조를 구성하는 조류는 척결 대상으로 간주하기보다는 보건, 위생 및 산업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의 효율적 녹조 관리가 현실적이고 경제적 부담도 적을 것이다.

녹조는 수계에 상존하는 광합성 생물이다. 녹조 관리 목표는 위해성을 주요 표적으로 한 안전한 수질 확보 및 관리에 중점을 둬야 한다.

근래 에너지 위기가 전 세계적 이슈로 등장하면서, 광합성 생물인 조류를 대량 배양하고 수확된 조류 바이오매스를 생물연료, 생물소재 등으로 활용하는 연구개발이 미국, 유럽, 호주 등을 중심으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우리도 자연 상태에서 번성한 조류를 수거하거나 조류를 대량으로 배양해 조류 바이오매스로부터 유용물질 등을 생산, 판매하는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조류 산업화를 확대하고 촉진해야 한다.

안전한 수질을 유지하고 후손에게 지속 가능한 성장 토대인 양질의 수자원을 물려주기 위해서도 녹조관리를 위한 통합적, 종합적, 시스템적 해결 방안 수립이 필요하다.

학생, 일반 국민, 산업체 등을 대상으로 교육 및 홍보를 강화해 오염 사전예방이 환경적, 기술적, 경제적으로 가장 바람직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실천하도록 해야 한다.

민·관·산·학·연 등 사회 각계 각층에서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통합된 노력이 있어야 실효성 있는 녹조관리가 가능할 것이다.

오희목 한국조류학회장(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 heemock@kribb.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