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강신철 K-iDEA 회장

[이사람]강신철 K-iDEA 회장

10년 만에 첫 상근 회장이다. 그만큼 어깨가 무겁다. 강신철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K-iDEA) 회장은 “대한민국 게임 산업은 위기”라며 “우리 스스로 대비를 하지 못해 자초한 면이 있다”고 먼저 말을 꺼냈다.

규제를 풀어달라는 소극적인 태도를 넘어 보다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산업 진흥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 회장은 게임업계에서 잔뼈가 굵었다. 넥슨 기술지원본부장을 거쳐 넥슨 대표, 네오플 대표까지 개발과 경영을 모두 경험했다. 누구보다 현장을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네오플 대표를 맡은 경영자 시절 대통령과 함께 한 자리에서 “글로벌 기준에 역행하는 수많은 규제정책이 게임 산업 목을 죄고 있다”며 “‘게임중독법’을 다시 한 번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규제인지 살펴봐주고 관련 논의가 중단될 수 있도록 도움을 줬으면 한다”고 요청할 정도로 강단 있는 인물로 통한다. 이런 그가 상근 회장을 맡았으니 기대가 큰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올해 4월, 강 회장 취임을 전후해 확률형 아이템 문제가 불거졌다. 업계 차원에서 자율 규제 등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지만 국회에서 먼저 선수를 쳤다. 업계로서는 난감한 일이었지만 강 회장은 정면돌파를 택했다. 전보다 강화된 기준을 가지고 자율규제를 선제적으로 시작한 것이다.

6월 말부터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게임즈 등 선두 업체를 시작으로 뽑기형 아이템 확률이 공개되기 시작했다.

강 회장은 “법적 규제가 시작되면 산업에 예상치 못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업계가 자율규제를 시작한 만큼 그 효과를 살펴보고 이를 보완해나가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가능한 업체에는 자율규제 가이드라인보다 더 넓은 범위에서 확률형 아이템 공개를 해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강 회장은 임기 동안 △자율규제 강화 △적극적 진흥책 마련 △협회 외연확대를 과제로 꼽았다. 특히 협회 외연확대는 장기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그동안 게임 업계가 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는 점을 아쉬워하며 협회를 구심점으로 ‘진흥’을 위해 뭉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일부 업체가 아닌 게임업계 전체 목소리를 대변하며 공감 폭을 넓히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취임 100일 즈음을 맞은 그는 “생각만큼 쉽지 않지만 차근차근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취임 때 제시했던 목표들은 의지만 가지고 될 수 있는 일은 아니다”라며 “자율규제 정착을 시작으로 업계 모두가 동참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계속해서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