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사람이 미래다

[월요논단]사람이 미래다

우리나라는 과거 60년 동안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루었다. 높은 교육열을 바탕으로 육성된 우수 인적자원은 자본과 자원의 열세를 극복하고 제조업 기반의 경제 구조를 구축하는데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였다. 반도체, 기계, 조선 등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한 첨단 산업은 우리나라 수익 창출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 시장을 향한 산업 열강의 치열한 경쟁으로 우리 기업은 고부가가치를 지향하는 선진 기업과 저비용을 지향하는 후발 기업 사이에서 생존을 위한 전략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비단 창조경제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우리나라 기업은 생존과 성장을 위한 신부가가치 창출이라는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창의와 융합을 밑거름으로 하는 신기술을 개발해 미래 제품에 대한 기술·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은 이미 공감 차원을 넘어선지 오래다.

이러한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로 대규모 투자자본 확보, 창의적 고급인력 육성, 전략적 마케팅, 사회 인프라 구축 등을 들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창의적 고급인력 육성의 필요성과 중요성은 새삼 부언이 필요 없을 정도이다.

창의적 고급인력 역할은 여러 산업 분야에서 목격된다. 인터넷과 모바일 게임 분야에서 다양한 창의적 아이디어는 성공적인 제품으로 연결되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였다. 케이팝 분야도 차별화된 창의적 노력으로 세계인에게 한국 팝음악을 전파하고 이를 기반으로 각종 고부가 서비스를 만들어 냈다.

이들은 창의적 고급 인력의 역량 집중을 통하여 무형의 지식자산을 유형의 제품 혹은 서비스로 만들어 낸 사례로 볼 수 있으며, 소프트웨어, 시스템반도체 등 다른 산업 분야에서도 적용되고 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우수 개발인력 확보에 성공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이 명확하게 다른 모습으로 성장하고 있음은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고급인력은 지식자산의 핵심이며 이는 곧 지식자산의 직접 혹은 간접 제품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세계 선진국을 중심으로 고급인력 확보를 위한 다양한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 제한된 고급인력에 대한 쟁탈전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 치열하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고급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최근 중국은 해외 인력을 대거 유치함으로써 기술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우리 국가발전 미래성장전략이 창의와 융합을 기반으로 하는 고부가가치 창출에 기반을 두고 있다면, 성장전략에 부합하는 고급인재 확보와 관련하여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가장 큰 고민거리는 인구 감소와 관련이 깊다. 최근 대학은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대입정원감축, 학과통폐합 등 다양한 구조조정을 시도하고 있다. 줄어드는 학령인구로 인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볼 수 있으나, 문제는 국가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첨단산업 분야 전문 인력 배출도 감소한다는 것이다. 고급인력은 국가와 기업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필수적임을 감안하면 핵심산업분야 전문 인력 양적 감소에 대응할 적극적 방안이 필요하다.

최근 고급인력과 관련한 또 다른 현상은 취업시장이 글로벌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인력의 해외기업 취업이 증가하고 있으며 해외 인력의 우리 기업 취업도 아울러 증가하고 있다. 급여 수준, 기업 환경 및 문화, 주거 여건, 교육 시스템 등 업무 생태계가 우수한 국가는 고급인력 확보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다시 말하면, 이러한 업무 생태계는 전문 인력의 질적 수준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다.

인력양성은 긴 호흡이 필요한 투자 분야이다. 단기적 성과 창출에 익숙한 우리 입장에서 볼 때 인력양성은 그 자체로 어려운 숙제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인력양성 만큼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인식되어야 하며, 그 어떤 경우에도 소홀히 여겨져서는 안 된다.

또한 인력양성 정책 수립과 운용에 정부, 기업, 대학 등 여러 주체 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모든 산업에 적용가능한 일반적인 정책도 중요하지만 산업별 인력양성 컨트롤타워를 구성하여 산업 여건에 따라 특화된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인력양성 최전선에는 대학이 있지만, 정부와 기업도 인력양성 공동책임자라는 인식을 가져야 하며, 기업과 대학 협력을 유도할 수 있는 발전적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천연 자원이 부족한 우리에게 인적 자원이야말로 소중한 핵심 자원이다.

과거 우리 부모들은 어려운 살림에도 가족과 자녀 미래를 위해 자녀 교육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듯이, 국가와 기업 미래를 위해서는 인력양성에 과감하고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송용호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국가 지능형반도체추진단장) yhsong@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