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엘리엇 분쟁]국민연금 얻은 삼성 안도…막판 소액주주 이탈 막기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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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추진하는 삼성이 2대주주인 국민연금까지 우군으로 잡았다. 국민연금이 합병 찬성 의견을 내면서 ‘9부 능선’은 넘었다. 하지만 합병 반대 의견을 가진 외국인 투자자가 의외의 세 결집을 할 수 있어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 오는 17일 주주총회까지 소액·외국인주주를 대상으로 한 삼성과 엘리엇의 지분 확보경쟁이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지난 10일 오후 투자위원회를 열고 논의한 끝에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했다. 외부 자문기구인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로 결정을 넘길 가능성도 점쳐졌지만 사안 중요성을 감안해 이날 직접 결정했다. 지배구조 개선에 따른 주가 상승 수혜, 반대할 경우 향후 외국 투기자본 공세가 더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가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국민연금은 삼성물산 지분 11.21%를 보유해 단일 주주로는 최대주주다. 삼성은 이번 합병 성사에 있어 국민연금을 열쇠로 봤다. 김신 삼성물산(상사부문) 사장은 “국민연금이 찬성하면 합병은 확실히 성사된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소액주주 변수는 남아있다. ISS 등 해외 의결권 자문기관의 합병 반대 의견으로 해외 투자자 반대표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근 3년간 삼성물산 정기 주주총회 주주참석률은 60%선이다. 합병안이 가결되려면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 전체 주주 3분의 1 이상이 필요하다. 사안 중대성을 감안해 참석률을 70~80%로 가정하면 찬성 46.7%~53.3%가 필요하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1.41%)과 각 계열사 지분을 합친 삼성그룹 특수관계인 지분은 13.82%다. 삼성물산 자사주를 매입하고 백기사로 나선 KCC(5.96%)와 최근 찬성 의견을 밝힌 하나UBS자산운용(0.02%), 국민연금 지분을 합하면 확실한 찬성 우호지분만 31.01%다. 반대 의견을 공개 표명한 주주는 7.12%를 보유한 3대 주주 엘리엇과 메이슨캐피털(2.2%), 일성신약(2.20%), 캐나다연기금(0.15%)으로 총 11.67%다.

삼성과 엘리엇 막판 우호지분 확보 경쟁은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24.43%에 달하는 기타 소액주주와 아직까지 부동층으로 남아있는 외국계 투자자가 주요 대상이다. 11.05% 국내 기관투자자는 대다수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26.41% 외국인 투자자 가운데서는 반대 의견 보유 비율이 다소 높을 것이란게 일반적 시작이다.

삼성은 지난 10일 합병 이후 삼성물산 주주친화 정책 실행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달 30일 발표한 주주친화 정책을 구체화한 것이다. 실질적 주주 권익 보호를 위한 거버넌스 위원회 운영, 주주와 정기적 소통, 사회공헌기금 확대 등이 골자다.

엘리엇은 이에 맞서 이날 ‘주주들에게 보내는 성명서’를 내 “제일모직이 의도적으로 삼성물산에 저평가된 가격을 제시한 합병안 반대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표> 삼성물산 주주현황 (`15. 6/11)
자료: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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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