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국회 본연의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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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망경]국회 본연의 업무

중앙부처 공무원 최대 고민 중 하나는 조만간 다가올 9월 정기국회다. 이번 국회에서는 꼭 법안을 통과시켜야 준비해온 일들을 진행할 수 있어서다.

최근 만난 한 고위 공무원도 같은 고민을 얘기했다. 이 공무원은 “최대한 준비는 하겠지만 혹시나 법안 통과가 불발되면 내년 총선 영향 등으로 인해 내년 하반기에나 다시 논의할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우려했다.

그동안 국회 모습을 보면 우려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정기국회나 임시국회가 열리면 여야가 대립하다 결론 없이 다음 회기로 안건을 미룬다. 수차례 국회에서 미루기를 반복하다 비판이 커지면 마지못해 시급한 법안만 일부 처리하는 행태를 반복해 왔다.

심지어 이번 19대 국회는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불명예가 따라다닌다. 세월호 사고, 메르스 사태 등 큰 사건이 연이어 터지며 제 역할을 하기 어려웠던 면도 있다. 하지만 거의 반년간 본연의 업무인 법안처리 실적이 전무했고 이달에야 여당 단독으로 급한 법안을 처리했다. ‘식물국회’라는 비판도 이젠 새삼스럽지 않다.

정기국회 상황도 그리 녹록지 않다. 국정원 해킹 논란을 놓고 여야가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다. 정기국회가 지나가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총선체제에 돌입한다.

국회는 이해 기반에 따라 본연의 업무가 아닌 일에는 발 벗고 나선다. 700㎒ 주파수 분배를 놓고 행정부 영역까지 침범하는 월권을 했다. 이해 당사자 중 하나인 지상파 방송사 편을 들기 위해서다.

오죽하면 미래부 공무원 중 한 명이 “국회가 방송사를 대변했다”며 “이런 것이 반복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을까.

국회가 주장하는 것처럼 선진화도, 정상화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앞서 가장 필요한 것은 제도를 탓하기 전에 국회 본연의 업무부터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