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판교에 스타트업 아카데미 만든다"...취임 1주년 맞는 남경필 경기도지사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취임 1주년을 맞았다. 5선을 지낸 거물급 정치인답게 지난 1년간 연정을 통한 정치 안정화에 주력했다. 야당 인사를 사회통합부지사로 영입해 성공적인 연정을 꾸렸다는 평이다.

그의 또 다른 관심사는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제 살리기다. 벤처 및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매진했다. 그 결과 지난 5월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2015 전국 지방자치단체 일자리 평가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남경필 경기도 지사의 또다른 관심사는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제 살리기다.
취임 1주년을 맞은 남경필 경기도 지사의 또다른 관심사는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제 살리기다.

전국에서 만들어진 일자리 48.3%에 달하는 19만6000개가 경기도에서 나왔다. 새로 생긴 일자리 39.2%도 경기도에 몰렸다. 남 지사는 이 성적표를 가장 좋아한다. 그는 “임기를 마친 후 ‘일자리 도지사’로 기억되고 싶다”고 강조한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임기를 마친 후 ‘일자리 도지사’로 기억되고 싶다”고 강조한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임기를 마친 후 ‘일자리 도지사’로 기억되고 싶다”고 강조한다.

“내년 초 문을 여는 산학연 R&D센터 명칭을 ‘스타트업 아카데미’로 바꿨습니다. 스타트업 대학원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어떤 대학이든 스타트업 프로그램을 가져오면 활용할 수 있게 할 것입니다. 앵커기업이 입주하고 선발 기업이 참여해 멘토링·파이낸싱·마케팅·기술 지원을 하는 모든 과정을 시스템화할 계획입니다.”

남 지사는 취임 1주년을 맞아 진행한 전자신문과 인터뷰에서 “유튜브와 알리바바 등은 모두 우리나라에서 먼저 시작한 비즈니스 모델이지만 세계적으로 크지 못했다. 글로벌 스타트업 아카데미에서는 처음부터 고(Go) 글로벌”이라며 일자리 창출을 위한 스타트업 생태계 구상을 밝혔다.

남경필지사는 어떤 대학이든 스타트업 프로그램을 가져오면 활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앵커기업이 입주하고 선발 기업이 참여해 멘토링·파이낸싱·마케팅·기술 지원을 하는 모든 과정을 시스템화한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남경필지사는 어떤 대학이든 스타트업 프로그램을 가져오면 활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앵커기업이 입주하고 선발 기업이 참여해 멘토링·파이낸싱·마케팅·기술 지원을 하는 모든 과정을 시스템화한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그의 구상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스타트업 아카데미를 중심으로 좋은 아이디어를 발굴해 사업화하고 글로벌 무대에 내 놓을 수 있도록 키워주는 포괄적인 지원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입학생은 분야별 오디션으로 뽑고 이들 가운데 우수한 아이디어를 선별해 창업공간을 제공하는 형태로 운영한다.

경기도는 지원기관을 집적시키고 창업에서부터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까지 기업 성장단계별로 맞춤형 사업공간을 제공하기로 했다. 세계적인 첨단산업단지나 혁신클러스터와 상호협력관계도 구축 중이다.

그는 자신이 경기지사를 떠난 후 일자리를 많이 한 도지사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경기지사를 떠난 후 일자리를 많이 한 도지사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남 지사는 “실리콘밸리 및 중국 선전과는 이미 양해각서(MOU)를 교환했고 싱가포르, 자카르타, 베를린 등 도시와는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며 “요즈마는 아카데미 프로그램 가지고 들어오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스타트업 아카데미는 넥스트 판교 모델”이라며 “넥스트 판교는 꿈과 끼가 있는 젊은이들이 모여 아이디어 창업을 하는 스타트업 시티로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넥스트 판교가 조성되면 판교에는 총 1700개 첨단기업, 11만여명이 근무하는 세계적인 첨단 클러스터가 된다. 도는 기존 도로공사 부지는 인재들이 모여 소통하고 교류하는 도시공간으로 만든다. 새로 조성하는 부지 가운데 6만㎡는 벤처 캠퍼스로 조성해 선도 벤처기업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분양하고 8만㎡에는 혁신타운을 조성해 혁신형 기업과 연구소를 선별적으로 유치한다.

넥스트판교에 이어서는 광명·시흥 공공주택 해제지역에 판교테크노밸리형 첨단연구단지를 조성한다. 남 지사는 이곳에 총 9400억원을 투입해 900개사 7만여명이 일할 수 있는 혁신 클러스터로 만들 계획이다.

남경필 지사는 IT분야에 대해서도 해박한 지식을 과시했다.
남경필 지사는 IT분야에 대해서도 해박한 지식을 과시했다.

“빅데이터는 아직 산업으로는 미개척 분야입니다. 구글이나 SAP, 삼성, KT 등 몇몇 대기업만 하고 있습니다. 이들도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려 하나 아직 구체적인 사업모델은 없습니다. 빅데이터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고, 스타트업을 육성하고자 합니다.”

남 지사가 빅데이터를 공약사업으로 추진한 것도 결국은 일자리로 연결된다. 청년이 원하는 일자리를 만들어주자는 취지다.

그는 이를 위한 방법론으로 ‘플랫폼’을 제시했다. 도에서는 공공데이터를 기반으로 통신회사나 금융회사, 병원 등과 협업해 청년들이 뛰어놀 수 있는 운동장을 만들어 주자는 것이다. 그는 이를 “경기도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10월에는 판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빅데이터 글로벌 스탠더드를 논의하기 위한 글로벌 빅데이터 포럼 ‘B. I. G. Forum 2015’를 개최한다. 남 지사는 “지난 3월 중국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서 ‘빅데이터 필요한데 위험하다. 그렇다고 안 쓸 수 없으니 위험성을 제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서 쓰자’는 내용으로 빅데이터 거버넌스를 만들자고 제안했는데 반응이 좋았다”며 “그 룰을 판교에서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제를 게임 및 콘텐츠 산업으로 옮겼다. 한국게임산업협회 회장 출신인 남 지사가 평소 많은 관심을 쏟아 온 분야다. 그는 넥스트판교에 게임 산업을 중심으로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판교테크노밸리에는 내로라하는 국내 게임사가 모두 입주해 있는 만큼 생태계 조성에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G-스타를 다시 경기도에서 유치하겠다는 생각도 여기에서 출발했다. 그는 “전시회도 생태계가 있는 곳에서 해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판교에 거대한 생태계를 만들어 놓으면 따로 유치전을 벌이지 않아도 자연히 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콘텐츠산업 창조경제 생태계도 확대한다. 부천(만화), 파주(출판), 고양(영상), 안양(스마트콘텐츠), 성남(게임) 기존 5개 클러스터 외에 북부(디자인)와 광교(CT)를 추가해 현재 17%에 불과한 콘텐츠 산업 매출액 비율을 오는 2018년까지 30%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경기도에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조직 얘기를 꺼냈다.

경기도는 지난 2013년 과 단위 조직인 정보화담당관을 국 단위 조직으로 확대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내부 전산 및 보안업무에 급급하다. 경기도에 밀집한 ICT기업을 육성하고 판로지원에 나설 만한 전문적인 일은 손을 못 댄다. 빅데이터담당관이 유일한 조직이다. 더욱이 정책 개발 및 현장업무를 담당할 산하기관이 없다 보니 도지사 공약사업을 추진할 ‘빅데이터 추진단’을 문화관광국 산하 기관인 경기콘텐츠진흥원 조직으로 배치해야 했다.

경기도에는 삼성전자, LG전자는 물론이고 대부분 ICT기업이 입주해 있고 1조클럽을 달성한 벤처기업만도 수두룩하다. 대한민국 ICT 심장인 셈이다. ICT 기업이 돈을 벌면 경기도는 많은 일자리와 복지 문제가 해결된다.

남지사는 인터뷰 말미에 경기도 ICT기업을 도약시킬 수 있는 내실 있는 정책 싱크탱크를 고려하고 있음을 밝혔다. ‘정보화진흥원’이다. 이곳에서는 도내 ICT기업 애로사항을 정리하고, 판로개척, 고용, 융합 관련 정책을 만든다. 감각적이고 체계적인 정책수립이 가능해진다. 경기도 ICT기업과 종사자가 반길 만한 뉴스거리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