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망 시범사업, SKT vs 반 SKT 진영 ‘혈투’

국가재난안전통신망(이하 재난망) 시범사업 사업자 선정을 두고 SK텔레콤과 반 SK텔레콤 진영이 혈투를 예고했다. SK텔레콤은 1사업(평창)에서 KT와, 2사업(강릉·정선)에서 LG유플러스와 경쟁한다. 정보전략계획(ISP)을 수립한 LG CNS가 KT, LG유플러스 컨소시엄과 손을 잡으면서 SK텔레콤의 고군분투가 예상된다.

◇부산지하철 LTE-R 사업 리턴매치

2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재난망 시범사업 제안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1사업에 SK텔레콤 컨소시엄(SK텔레콤, 엔텔스, 텔코웨어, 사이버텔브릿지)과 KT 컨소시엄(KT, 위니텍, 아이티센, 한국전파기지국)이 제안서를 제출했다.

2사업에서는 SK텔레콤 컨소시엄(SK텔레콤, 사이버텔브릿지, 설악이앤씨)과 LG유플러스 컨소시엄(LG유플러스, 다산네트웍스, 디오텍)이 경쟁한다. ISP를 담당했던 LG CNS와 리노스는 KT 컨소시엄, LG유플러스 컨소시엄 하도급 업체로 참여했다.

SK텔레콤이 선전하면 1·2사업을 모두 수주할 수 있다. 반대로 KT와 LG유플러스가 각각 1·2사업을 수주하면서 SK텔레콤이 고배를 마실 수도 있다.

KT와 LG유플러스 협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컨소시엄 한 관계자는 “KT와 LG유플러스는 셀 커버리지와 상호운용성 검증 등에서 협력하기로 했다”며 “1·2 사업은 별도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연계성 확보가 중요하다는 게 두 이통사 판단”이라고 말했다.

협력을 통해 사업에서 탈락하더라도 재난망 사업에 발을 걸쳐 놓을 수 있다. SK텔레콤에 대한 경계가 그만큼 강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반면에 KT는 “누가 사업을 수주하든 이통사 간 망 연동은 필요하기 때문에 그런 차원의 협력”이라며 의미를 축소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지난 7월 재난망 전초전으로 진행된 부산지하철 철도통합망(LTE-R) 입찰에서 쓴 맛을 봤다. 당시 SK텔레콤은 삼성SDS-KT 컨소시엄, 아이컨트롤스-LG유플러스 컨소시엄을 제치고 사업을 수주했다. 재난망 시범사업이 부산지하철 사업 ‘리턴매치’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재난망 시범사업, SKT vs 반 SKT 진영 ‘혈투’

◇역량 있는 중소기업 대거 참여

재난망 시범사업에서는 중소기업 참여 비율이 50%를 넘어야 해당 분야 만점을 받는다. 이에 따라 이동통신사는 기술력을 갖춘 중견·중소기업으로 진영을 꾸렸다.

1사업 SK텔레콤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엔텔스는 LTE와 3G 등 코어 네트워크 장비,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텔코웨어는 종합 통신 솔루션 전문업체로 오랜 기간 통신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왔다. 사이버텔브릿지는 뛰어난 영상무전 기술을 갖춘 푸시투토크(PTT) 솔루션 전문업체다. SK텔레콤과 공군 시분할 롱텀에벌루션(LTE-TDD)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KT 진영 위니텍은 대구 소재 업체로 소방관제 솔루션을 전문으로 개발한다. 아이티센은 IT인프라 구축과 서비스를 전문으로 한다. 매출 2000억원이 넘는 중견기업이다. 한국전파기지국은 기지국과 통신망 설치와 관리 전문업체다.

SK텔레콤은 2사업에서 사이버텔브릿지, 설악이앤씨와 손을 잡았다. 강원도가 거점인 설악이앤씨는 통신배선과 기지국 설치 등 정보통신공사업을 주로 한다. LG유플러스는 다산네트웍스, 디오텍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다산네트웍스는 중견 통신장비 제조업체, 디오텍은 단말기 검증 전문업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시범사업에는 가능한 많은 단말기와 통신장비(기지국)을 제안할 계획”이라며 “시범사업 기간에 성능과 기능, 고객 선호도를 검증해서 본사업에 쓸 제품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난망 시범사업에는 약 420억원(설계·감리비용 제외)이 투자된다. 기지국은 205개, 단말기는 약 2500대가 공급된다. 국민안전처는 10월 7일 1사업, 8일 2사업 제안설명회를 열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최종 계약과 사업 착수 시점은 10월 중순이다. 재난망 시범사업 기간은 210일로 내년 5월 초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재난망 시범사업 입찰 결과

자료:업계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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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