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켈빈 딩 한국화웨이 대표

“지난해 화웨이가 한국에서 구매한 통신 부품이나 자재 규모는 9억달러(약 1조원), 올해 상반기에만 7억5000만달러에 이릅니다. 그만큼 한국은 화웨이에 중요한 시장입니다. 기술요구 수준이 높은 한국에서 살아남는 것은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상징적 의미도 있습니다.”

켈빈 딩 한국화웨이 대표는 한국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국내 시장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중소기업이 화웨이 글로벌 공급망을 타고 해외로 진출하도록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화웨이가 국내 통신시장에 진출한 것은 2000년대 초반이다. 2002년 KT와 협력을 시작으로 재작년 LG유플러스에 기지국 공급, 올해 SK텔레콤에 전송망 장비를 공급하는 등 주요 장비제공 업체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사람]켈빈 딩 한국화웨이 대표

아직 화웨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이동통신사는 상용망에 도입하면서 화웨이 제품과 기술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기업과 소비자 영역에서는 ‘메이드인 차이나’ 품질과 보안 이슈가 여전히 남아 있다.

딩 대표는 “엔터프라이즈와 컨슈머 영역은 국내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용자와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아직 화웨이를 잘 알지 못해 편견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5년 전만 해도 화웨이 제품을 고려해도 선택을 하지는 않았다는 게 딩 대표의 설명이다. 지금은 5세대(5G) 이동통신 표준화에 참여하는 등 기술 발전으로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화웨이 제품 품질을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안 이슈와 관련해 딩 대표는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는 사용자 수가 세계 20억명에 이르는 것은 보안 문제가 없다는 증거”라며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는 앞으로도 영원히 보안 이슈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보안 이슈로 다른 글로벌 기업과 동등한 사업 참여 기회를 얻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했기 때문에 양국 기업이 폐쇄적 정책으로 상호 신뢰에 어긋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딩 대표는 2년 전 한국화웨이 대표로 취임했다. 한국화웨이는 직원이 200명 가깝게 늘어나면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동통신 장비 외에도 기업 시장, 스마트폰 사업도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딩 대표는 “‘고객 중심’이라는 기업 가치에 맞게 클라우드나 빅데이터 등 고객 수요에 맞는 선진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게 향후 사업 방향”이라며 “스마트폰은 한국 제조사 제품을 보완할 수 있는 영역에서 수요를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