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인 미디어]미션 임파서블4 ‘영상전송·본드 장갑’

‘친절한 톰 아저씨’ 톰 크루즈가 주인공인 영화 미션 임파서블은 매 시리즈마다 신나는 액션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으로 관객을 매료시킨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또 다른 볼거리는 IT·과학 원리를 이용한 다양한 기기나 장비로 위기를 극복하고 임무를 완수하는 모습이다.

2011년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4-고스트 프로토콜’은 웅장한 스케일을 자랑하면서도 흥미로운 기기와 도구가 여럿 등장해 재미를 더한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콘택트렌즈를 활용한 영상 식별과 촬영·전송 기술이다.

영화 초반 이단 헌트(톰 크루즈 영화 속 이름)가 소속된 첩보단체 IMF(Impossible Mission Force) 요원이 특수 콘택트렌즈로 행인을 식별하는 장면이 나온다. 사람을 쳐다보기만 해도 얼굴을 자동으로 인식해 찾는 사람이 맞는지를 구별한다. 이미 구글 글래스에 얼굴 인식 기능이 있지만 얇은 렌즈에 이 기능을 집어넣는 것은 아직 어려운 일이다.

[사이언스 인 미디어]미션 임파서블4 ‘영상전송·본드 장갑’

더 흥미로운 장면 중 하나는 눈을 깜빡이면 보고 있는 모습이 촬영·전송되는 기술이다. 헌트를 비롯한 IMF 요원은 비밀 서류를 빼내오기 위해 이 같은 기술을 사용한다. 물론 자주 눈을 깜빡이는 모습이 의심을 받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몇 년 전 미국 워싱턴대학교 연구진이 반도체에 무선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콘택트렌즈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플라스틱 콘택트렌즈 위에 발광 다이오드(LED)와 안테나를 붙여 토끼 눈에 끼운 뒤 무선으로 불을 켰다.

하지만 플라스틱 재질은 눈에 공기가 통하지 않을는다. 이 렌즈는 무선통신 거리도 2㎝에 불과했다. 상용화가 되려면 콘택트렌즈에 반도체와 전지, 무선통신 장비를 탑재하고도 얇고 가벼워야 한다. 눈을 다치게 해서도 안 된다.

미션 임파서블4 압권은 헌트가 세계 최고층 빌딩으로 유명한 두바이 ‘부르즈칼리프’를 기어오르는 장면이다. 헌트는 보안 시설을 피해 다른 층에 잠입하기 위해 이 같은 모험을 감행한다. 도구는 본드처럼 유리에 철썩 달라붙는 장갑이다.

이 장갑은 벽과 천장을 자유자재로 기어다니는 게코도마뱀의 원리를 기반으로 한다. 게코도마뱀은 ‘벽타기 선수’로 유명하다. 파리나 모기처럼 벽이나 천장에 철썩 붙는 ‘끈적함’을 자랑한다.

게코도마뱀 발에는 50~100㎛(마이크로미터, 1㎛=100만분의 1m) 지름의 공간에 억센 털 수백만개가 나 있다. 이 털은 다시 ‘세타’로 불리는 주걱 모양 가는 털 수백개로 구성되고 이 무수한 가는 털이 벽면과 전기적 힘을 발생시켜 부착력을 높인다. 이미 미국 스탠포드대학 연구진은 이 원리를 이용해 유리벽을 오를 수 있는 로봇 ‘스티키봇’을 만들었다. 2006년 타임 선정 최고 발명품으로 꼽히기도 했다.

미션 임파서블4는 이외에도 경비원을 속이는 위장스크린, 자기장을 활용해 인체를 띄우는 모습 등 갖가지 흥미로운 기술로 눈을 즐겁게 한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