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장관과 총선

[관망경]장관과 총선

정부세종청사가 어수선하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장관이 여럿 바뀐다는 소문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는 새로운 수장을 맞아 분위기가 떠들썩하다.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교육부는 누가 차기 장관으로 올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청와대가 “당분간 개각은 없다”고 했지만 길어야 한 달 늦춰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정치권은 12월 초 중폭 개각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물론 내년 총선에 출마하는 장관은 한 달이 10년처럼 느껴질 것이다.

위가 막히니 아래가 답답하다. 할 일이 태산인 국장급 이하 실무진이 그렇다. 올해 성과를 점검·평가하고 내년 업무계획을 고민해야 하는데 방향이 잡히지 않는다. 누가 장관으로 오는지에 따라 ‘큰 그림’이 바뀔 수 있으니 섣불리 업무계획을 짤 수 없다. 이 와중에 국·과장은 내년 예산 문제로 수시로 국회를 오가느라 몸과 마음이 상해 있다.

공무원의 공통된 바람은 ‘일 잘하는 장관이 오래 머무르는 것’이다. 그래야 일관성 있는 업무 추진이 가능하다. 반대로 일 못하는, 혹은 하지 않는 장관은 빨리 떠나줘야 좋다.

주관이 강해 평가가 엇갈리는 모 부처 장관을 두고 “계속 있었으면 좋겠다”며 “일은 잘하시니까”라던 한 간부의 말이 잊히지 않는다.

총선 출마를 결심한 장관은 하루빨리 정부세종청사를 떠나야 한다. 손으로 펜을 잡고 머리는 지역구로 돌린 장관이 일을 제대로 할 리 없다. 아직 출마를 망설이는 장관은 서둘러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 청와대도 늦지 않게 차기 장관을 임명해 내년 국정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 물론 새로운 장관은 오래, 일 잘할 수 있는 인사를 선임해야 한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