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6]스마트폰 밀어낸 스마트카…"전쟁은 시작됐다"

자동차 기술이 발전하면서 스마트카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인 ‘CES’는 자동차 업체 참가가 늘면서 ‘C’를 ‘Consumer’에서 ‘Car’로 바꿔야 할 정도다. 올해에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자동차가 대거 등장해 ‘터줏대감’이었던 스마트폰, TV를 몰아내고 주인공으로 거듭났다.

현지시각 6일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CES 2016에는 기아자동차, 포드, 토요타, 아우디 등 완성차 업체 9개와 현대모비스, 콘티넨탈, 델파이 등 자동차 부품·전장 관련업체 115개가 참석했다. 자동차 관련 전시장 규모도 지난해 ‘CES 2015’보다 25% 더 넓어진 1만8580㎡(약 5620평)에 달한다.

가장 큰 관심을 모은 부분은 자율주행차다. 올해는 레벨3~4에 해당하는 고도자율주행기술을 탑재한 차량들이 대거 선보였다.

기아자동차 쏘울EV 자율주행자동차
기아자동차 쏘울EV 자율주행자동차

기아자동차는 지난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프레스 콘퍼런스를 열고 ‘쏘울EV 자율주행차’를 공개했다. 쏘울EV 자율주행차는 독자 기술로 개발된 △고속도로 자율주행(HAD) △도심 자율주행(UAD) △혼잡구간 주행지원(TJA) △선행차량 추종 자율주행(PVF) △자율주차 및 출차 등 지능형 고안전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했다.

쏘울EV 자율주행차는 GPS와 정밀지도를 이용해 정확한 차량 위치를 계산한다. 차량 전·후·측방에 장착된 센서로 차량, 보행자 등 주변 상황을 정밀하게 파악해 실제 주행에 반영한다. 수집된 정보에 바탕을 두고 주행상황을 판단, 주변 교통 흐름 등을 고려한 안정적 주행 경로를 생성해 운행한다. 이와 같은 기술력으로 지난해 12월에는 미국 네바다주 고속도로 자율주행 면허도 취득했다.

패러데이 퓨처 전기 콘셉트카 `FFZERO1`
패러데이 퓨처 전기 콘셉트카 `FFZERO1`

‘테슬라 라이벌’로 떠오른 패러데이 퓨처는 지난 4일 고성능 전기 콘셉트카 ‘FFZERO1’을 공개했다. FFZERO1은 레이싱카 모양 콘셉트카로 전기모터 4개를 장착해 최고 출력 1000마력 힘을 낸다. 4륜구동 시스템으로 정지상태에서 시속 60마일(약 97㎞/h)까지 3초 만에 도달한다. 최고속도는 시속 320㎞에 달한다. 증강현실을 활용한 자율주행 기술은 안전한 운전을 돕는다.

아우디 `e-트론 콰트로 콘셉트`
아우디 `e-트론 콰트로 콘셉트`

아우디는 6일 자율주행기술을 적용한 전기 콘셉트카 ‘e-트론 콰트로’를 공개했다. e-트론 콰트로는 95㎾h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 주행거리가 500㎞에 달한다. 최고출력 503마력, 최대토크 81.6㎏.m 등 동력성능과 콰트로 4륜구동 시스템 조합은 스포츠카 못지않은 주행을 제공한다. 자율주행 기술 ‘파일럿’은 운전자 조작없이 주행이 가능하다. 아우디는 기아차보다 앞서 미국 네바다주 고속도로 자율주행 면허를 취득했다.

포드 퓨전 하이브리드 자율주행차
포드 퓨전 하이브리드 자율주행차

포드는 미국 최대 보험회사 ‘스테이트팜’, M시티를 구현한 ‘미시간대학교’ 등 여섯곳과 협력해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퓨전 하이브리드’에 기반을 둔 ‘레벨3’ 자율주행차 개발까지 완료했다. 2020년에는 차세대 라이더 센서 ‘벨로다인’을 장착한 완전자율주행차를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폭스바겐 차세대 전기 콘셉트카 `버드-e`
폭스바겐 차세대 전기 콘셉트카 `버드-e`

이번 CES에서 전기차는 그룹 최고경영자들이 직접 챙길 만큼 중요도가 높아졌다. 폭스바겐그룹은 허버트 디이스 최고경영자가 키노트에서 차세대 순수 전기차 ‘버드-e’를 선보였다. 버드-e는 101㎾h 대용량 배터리와 2개의 전기모터를 장착했다. 최고속도는 시속 150㎞,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73마일(약 596㎞)에 달한다. 배터리는 모듈화해 차량 바닥에 설치했다. 급속 충전을 할 경우 15분 만에 배터리 용량 80%를 충전할 수 있다. 폭스바겐은 2019년까지 버드-e를 양산할 계획이다.

메리 바라 GM 회장과 차세대 전기차 볼트(Bolt)
메리 바라 GM 회장과 차세대 전기차 볼트(Bolt)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GM) 회장은 이번 CES 2016에서 차세대 순수 전기차 쉐보레 ‘볼트EV(Bolt EV)’ 양산형 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볼트EV는 1회 충전으로 약 320㎞를 주행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주행거리가 긴 쏘울EV(148㎞)보다 2배 이상 멀리 주행이 가능하다. 미국 연방 보조금을 적용한 판매 가격은 3만달러(약 3600만원)다. LG전자는 볼트EV 개발 파트너로 선정돼 구동모터, 전기 인버터, 차내충전기, 배터리팩, 급속충전통신모듈, 인포테인먼트시스템 등 핵심부품 11종을 공급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콘셉트카 `IAA`
메르세데스-벤츠 콘셉트카 `IAA`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했던 ‘IAA 콘셉트’를 전시했다. IAA 콘셉트는 시속 80㎞ 이상이 되면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차가 변신하는 점이 특징이다. 차체 후면 패널을 390㎜ 연장해 공기저항계수는 최소 0.19까지 낮출 수 있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시스템을 탑재해 최고 275마력, 최대토크 60.6㎏.m을 발휘한다. EV 모드로만 66㎞를 주행할 수 있는 효율성도 갖췄다.

자동차 업체들은 스마트카 기술 지향점을 ‘사물인터넷(IoT)’에 두고 있다. 스마트카를 단순한 자동차가 아니라 ‘모빌리티(이동성)’ 기술의 중심에 두고 있는 것이다. 포드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싱크(SYNC)’ 3세대 버전과 아마존 IoT 기기인 ‘에코(echo)’를 연결해 스마트홈을 구축한다. 폭스바겐은 LG전자와 협력해 버드-e에 IoT 기술을 적용했다. GM은 5억달러(약 6000억원)를 투자해 자율주행차 온디맨드(On-Demand) 서비스 네트워크, 렌탈 허브, 커넥티비티, 모빌리티 서비스 공동 제공 등에 참여할 계획이다.

메리 바라 GM 회장은 “볼트EV는 단순한 전기차가 아니라 최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기술을 통해 카셰어링, 내비게이션, 게임 콘텐츠 등 고객에게 최적화된 미래 기술을 제공하는 혁신적인 제품”이라며 “모빌리티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IoT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ES 2016]스마트폰 밀어낸 스마트카…"전쟁은 시작됐다"


류종은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