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

정재훈 기자
정재훈 기자

‘봉사(奉仕)’는 국가나 사회 또는 남을 위해 자신을 돌보지 않고 힘을 바쳐 애쓴다는 뜻이다. 자신을 돌보지 않고 일방적으로 희생한다는 ‘부담스러운’ 의미 때문인지 요즘은 ‘나눔’이라는 표현을 더 많이 쓴다. 내가 가진 것을 누군가와 나눔으로써 봉사자와 봉사를 받는 사람이 함께 행복해져야 한다는 의미다.

대학시절 자원봉사동아리 활동을 경험했다.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해 청소하고 아이들과 놀아주는 일이 전부였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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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선배 등살에 떠밀려 마지못해 참여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봉사활동에 참여할수록 마음 속에 작은 행복감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올랐다. 욕심이랄 것도 없지만 모든 걸 내려놓았다. 그리 얻은 행복감은 지금까지도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곧 설이다. 주변에서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하고 기부한다는 소식이 적지 않게 들려온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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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위한 봉사가 예전보다 많이 줄었다고 하지만 착한 사람의 훈훈한 정은 여전하다.

얼마 전 건설과 IT사업을 함께하고 있는 기업인을 만났다. 부족한대로 어려운 이웃과 나누자는 생각에서 직원 스스로 매월 봉사활동을 한다고 했다.

그는 “봉사를 하며 진심으로 행복해 하는 직원 모습을 보고 있다”며 “사회적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매출액을 목표로 말할 때보다 사뭇 신선하게 들렸다.

직원이 행복한 기업이라면 성공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직원에게 휴일이나 주말에 봉사활동을 강요한다면 자칫 불행을 자초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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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참여해 보람과 행복감을 찾을 수 있도록 기업인이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기부도 마찬가지다. 기부금액이 많지 않아도 감동의 깊이는 같다. 기업이 베푸는 선행은 개인보다 훨씬 파급효과가 크다. 인재를 키우고 재창업을 돕는 역할을 한다. 직원 행복과 기업 이미지 개선은 덤이다.

주역에 ‘착한 일을 계속하면 복이 자신뿐만 아니라 자손에까지도 미친다’는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必有餘慶)이라는 말이 나온다. 2016년은 기업인이 ‘적선지가 필유여경’의 참 맛을 느끼는 한해가 되길 기대한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