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국민 체감형 연구가 빛을 보려면

[관망경]국민 체감형 연구가 빛을 보려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피 한 방울로 치매 발병 가능성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일진그룹에 이전했다. 현재 치매 진단을 받으려면 인지 기능 검사나 뇌 영상 검사 등에 수십만원이 든다. KIST 기술이 2019년 상용화되면 5만~10만원 정도로 진단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국민 생활 체감형 연구 전형이 나온 것이다.

진단 키트(시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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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정부 연구개발(R&D)은 산업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을 받았다. 기업에 기술이 이전되지 않아 그대로 묻히는 경우가 많았다. 출연연구기관이 ‘배부른 연구’만 한다는 지적이 쇄도했다. 국민 혈세로 연구비 비리나 부정을 일으킨 사례도 심심찮게 나왔다. 국가 R&D 사업하면 부정적 이미지가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연구 시작 단계부터 기업과 소통하면서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가는 등 연구 방향도 산업에 맞춰지고 있다. 연구를 위한 연구보다 국민 편익에 초점을 맞춘 연구도 활기를 띠고 있다.

정부도 연구 활성화 차원에서 1억5000만원 미만 연구는 불필요한 규제와 간섭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소액과제 최종평가 폐지로 평가 부담을 완화시켰다. 범부처 통합공고로 과제신청까지 원클릭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연계 기관을 확대시켰다.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선결과제가 있다. 바로 협업이다. 정부, 연구소, 기업 등이 유기적으로 협력할 때 국민 체감형 연구가 빛을 볼 수 있다. 차세대 산업은 융합 연구에서 판가름 난다. ‘범부처 신약지원사업’이나 미래부와 복지부가 공동 추진하는 ‘바이오의약품 글로벌 진출사업’은 좋은 사례다. 지난해 7조원 기술이전 성과를 낸 한미약품도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가 공동으로 투자한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지원을 받았다. 연구소, 기업, 부처 간 칸막이가 낮아질수록 국가 R&D는 국민에게 더 가까워진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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